'더 인간적인 케이팝' 멤버를 찾습니다!
트레바리 독서 모임 ‘더 인간적인 케이팝’이 12번째 모임을 앞두고 있다. 4번의 모임을 마친 시점에서 ‘케이팝 책이 아닌 책으로 케이팝 책 모임한 후기’ 뉴스레터를 쓴 적이 있으니 무척 오랜만이다.
🏷️ 이번 여름에는 이런 책들을 읽어볼 예정인데... 자세히 보기
이번 레터에서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독서모임에서 주제 책과 질문들을 모았다. 우리는 ‘여성 서사’만 읽거나,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읽는 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고, ‘비인간’이나 ‘일자리’에 대한 책만 읽을 수도 있다. 그 모임들의 미덕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 1년 정도 케이팝 얘기하는 책 모임을 해보니, 케이팝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가장 압축된 소식통이고, 거기서 내 마음은 어떻게 나부끼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 같다. (의외로 어떤 음악을 듣거나 어떤 소식을 듣든 마음에 조금의 미동도 없는 경우가 내게도 있는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 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거시적으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오스카에서 수상하고, 방탄소년단이 광화문에서 컴백했으며, 미시적으로는 인스타그램을 할 때마다 재치 있는 한국인들이 악뮤의 “지치고 병든 나(그네여)” 챌린지를 찍는 것을 마주하면서 살았다. 그리고 더보이즈가 사비로 단독 콘서트를 열었으며 NCT에서 마크가 탈퇴했다. 이 모든 혼란을 책 한 권을 매개로 만나는 이들과 풀어놓을 수 있는 독서모임에서 어떤 질문들을 나누었는지 찬찬히 살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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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와
유료 팬클럽
“우리 오빠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사건의 정황이 드러날수록 복미영은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 오빠는 그럴 사람이었다.”(p.16) 요즘의 탈덕은 그렇다. 눈에서 사랑의 비늘이 벗겨지는 게 아니라, 그럴 사람인 걸 실은 알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는 쪽에 가깝다. 이 소설은 배우 W를 덕질하며 살던 ‘복미영’이 명문으로 이루어진 탈덕 선언문을 쓴 후, 이제 누군가의 팬으로 사는 걸 그만두고 대신 자신의 팬클럽을 스스로 창단해버리면서 시작되는 소설이다. 언뜻 보기에는 콘서트 선예매권으로 전락한 기형적인 유료 팬클럽 산업을 향해 돌을 던지는 전복적인 구성 같지만, 50대 여성팬이자 (자칭) 셀럽인 복미영의 이야기는 이후 첨예한 돌봄 노동으로 이어진다.
Q. 복미영, 김지은, 성해윤이 각각 팬클럽을 창단한다면, 어디에 가장 먼저 가입하고 싶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Q. 제가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요즘 ‘케이팝 아이돌 팬클럽’이 적절하게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복미영 팬클럽 가입비는 무료, 팬은 1회 버리기 신청권 특전과 잘 버리기 위한 공구 굿즈를 받을 수 있는데요. 내가 본진의 유료 팬클럽 회원으로서 얻고 싶은 혜택은 무엇인가요?
Q. “너의 가장 시끄러운 탈덕 팬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복미영은 씁쓸히 마른침을 삼켰다.”(p.17) 복미영은 ’탈덕선언문’을 적고나서 w에 대한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소 SNS나 커뮤니티에 ‘탈덕선언문’을 적는 문화/혹은 마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요?
Q. 팬클럽과 달리, 이 소설 속 ‘동네북살롱’은 여러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으로 참가자들은 책을 수선하고 관념적 아티스트웨이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모든 책 모임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을텐데요. 지금까지 거쳐왔던 독서모임을 소개해주세요.
Q. 복미영은 너무나도 잘 버리는 덕에, 일 또한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합니다. “제가 있는 곳까지 버려주러 와줄 수 있나요?”(p.222)라는 ‘멍든 하늘’의 말 한 마디 때문에 머나먼 ‘부곡하와이’까지 향하기도 하고요. 이 책에 나온 ‘버리기’에 대한 묘사 중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구절이 있었나요?
Q. 여러분은 가까운 미래의 내가 ‘돌봄을 해야 하는’ 상황과 ‘돌봄을 받아야 하는’ 상황 중, 어떤 경우를 더 적극적으로 상상하는 편인가요?
Q. “그러니 그 책임을 누구에게 떠넘길 것인가, 엄밀히 말하면 다 쓴 이모를 누구에게 버릴 것인가가 김지은이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p.132) 5장에서는 아픈 엄마 ‘베로니카’를 버리기는 어렵지만 이모를 버리기는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하는 김지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러분은 김지은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었나요? 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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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트위디 <한 곡 쓰기의 기술>과
작곡, 작사 크레딧
미국 록 밴드 윌코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 제프 트위디의 음악을 나도 모르고 북클럽 멤버들도 대부분 몰랐지만, ‘내 최애가 가사 한줄을 썼다는 이유로 작사 크레딧에 오르는 게 반드시 좋은가’ 같은 질문을 나눠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엑소 카이가 첫 번째 솔로 앨범 [KAI (开)]을 발매한 후 김이나가 진행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들었던 기억던 기억이 있다.
-카이: 가사 쓰는 걸 시도해봤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김이나: 그래도 하셔야 한다. 계속 음악을 하려는 아티스트들은 꼭 자기 이야기를 넣어야 한다.
-카이: 사실 나는 ‘플레이어’다. 내가 가사를 정말 잘 쓴다면 모르지만. 분명 남이 쓴 것이 훨씬 좋은데, 굳이 내 것으로 플레이를 해야할까?
-김이나: 갈수록 ‘플레이어’와 ‘창작자’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기나긴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내 이야기의 한 줄이 뚜렷하면, 나머지 구성은 전문가에게 맡겨도 된다.
Q. 이 책의 1장은 ‘되기’ 보다 ‘하기’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송라이터가 되기 보다는 노래 한 곡 만들기(창작 ‘하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10대 시절, 여러분의 장래희망은 무엇이 되는 것이었나요? 아니면 하는 것이었나요?
Q. 3장에는 한 곡 쓰기의 방해물들이 총 다섯가지가 소개 되어 있습니다. 나는 새로운 일을 하기 전에 이중 어떤 사고방식으로부터 가장 자주 방해를 받아왔나요?
1) “시간이 없어요.”
2) “노래를 만들 줄 모르고, 만들더라도 좋은 노래는 못 만들 것 같아요.”
3)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4) “음악을 배워본 적도 없고 악기도 연주할 줄 몰라요.”
5)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Q. (여러분이 앞으로 곡을 쓸 생각이 없다고 해도) 저자 제프 트위디로부터 배우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Q. 한국 가요계에는 ‘월간 윤종신(月刊 尹鍾信)’이라는 존재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더불어, 나는 내 최애가 윤종신처럼 꾸준히 음악을 발표하길 바라나요? 아니면 잘 만들어진 음악을 모았다가 준비가 다 되었을 때 나오기를 바라나요?
Q. 모든 케이팝 아이돌은 ‘플레이어’인 시기를 지나 자기 이야기를 노래에 담는 ‘송라이터’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이 진정성을 둘러싼 모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Q. 이 책은 노동의 고됨보다는 창작의 이점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2021년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작사 학원 수강생들의 가사를 훔쳐 쓰는 ‘고스트라이터’와 수강생들의 노동이 대대적으로 다루어졌는데요. 케이팝 작사 지망생인 윤혜은 님이 쓴 다음 글을 읽으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어봅니다.
* ‘케이팝 작사 ‘노동’, 사랑하는 만큼 계속 쓰는 법’ (윤혜은, <한겨레>, 2025)
Q. 한 해동안 발표된 케이팝 중 (어떤 의미로든) 가장 기억에 남은 가사를 소개해주세요.
Q. 케이팝 어워즈를 연다면, 올타임 레전드로 꼭 명단에 올리고 싶은 가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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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 료 <생식기>와
다인원 그룹의 팀워크
<생식기>는 일본 현지에서도 작가의 요청으로 소설 속 화자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는 방식을 출판 마케팅이 진행되었고, 아주 제한적인 정보로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아사이 료는 사심픽인데,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에 대해 사람들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생식기>를 끝까지 읽은 사람들과 스포일러를 신경 쓰지 않고 마구 이야기하기’를 원하는 쪽에 더 가까웠다. 아사이 료는 무리에서 겉도는 사람의 심리를 언제나 정확하게 포착하는데, 이점을 팀의 인기에 무임승차하는 비인기멤, 육각형이거나 리더 롤을 맡은 이가 추구하는 아이돌 팀워크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
Q. 나는 쇼세이처럼 ‘의태’를 위한 노력을 어느 시점에 가장 열심히 했나요? 쇼세이에게는 ‘이성애 중심 사회’가 가면을 쓰게 만드는 이유였듯, 여러분을 그렇게 만들었던 대상은 무엇이었나요?
Q. 쇼세이의 목표는 “개체 감각을 공동체에 압도 당하지 않고 이 심신을 다음 시간으로 무사히 가져가는 것” 입니다. 그래서 쇼세이는 먹는데요. 여러분은 나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하나요?
Q. 여성 동기이자 사내 연애중인 ‘이쓰키’의 내밀한 대화(“우리 말이야. 내내 리스야.”, “이런 얘기, 다쓰야 외에는 절대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비밀이야.”)를 만일 내가 듣게 되었다면, 과연 이쓰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Q. 집과 학교를 떠나 처음 만나는 공동체로서 ‘팬덤’은 팬이라는 개체에게 해방일까요, 아니면 억압일까요?
Q. 5인조 아이돌의 5명의 멤버가 모두 동등하게 손에 힘을 주고 거대한 매트를 한 방향으로 옮기는 것, 가능할까요? 지금 시대에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팀워크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Q. 쇼세이가 ‘금전을 조달’하는 사회인이 되어 느끼는 자유로움을 보며, 저는 데뷔 후 7년이 되기도 전에 해체하는 아이돌, 재계약 하는 아이돌, 다른 소속사로 이적하는 아이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요.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이돌의 재계약 확정/불발 소식이 있었나요?
Q. 쇼세이의 직장 후배였던 소우는 비영리단체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결국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전혀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요. 그런 점에서, 2024년 12월의 케이팝 밈이었던 “해찬아,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줄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엔시티 팬이지만, 해찬이가 살기 힘들까? 싶긴 했는데(웃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는 맥락에서 이해했어요.”(해련)
”그렇다고 내가 광장에서 보아를 떠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보아에게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과는 방향이 조금 달랐지만.”(일석)
-희주, 일석, 구구 <케이팝 응원봉 걸스>(클레이하우스, 2025)
Q. 먹기와 다이어트 하기가 루틴이 된 쇼세이는 결국 “여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네. 드디어 온 몸이 붕 뜨는 듯한 온전함을 손에 넣었네.”라고 말합니다. 흥미진진하게 시작된 이 소설, 엔딩은 어떻게 보셨나요? 예상한 것처럼 흘러 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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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과
덕질의 온도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은 공연예술이론가인 저자가 프랑스 파리와 한국에서 마주한 보는 즉시 눈 앞에서 사라지는 공연들에 대해 쓴 에세이다. 그리고 아이돌 콘서트나 뮤직 페스티벌이 대부분 카메라에 담기면서 영영 보존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장르가 됐음에도, 이 책이 케이팝 팬들과 공명하는 지점이 있다는 건 꽤 흥미롭다. 카메라 없는 공연을 상상하기 힘들어진 요즘, 감상자로서의 모든 감상을 기록하고 유통하는 게 사랑을 표현하는 발화점이 된 지금,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환기해주는 책이다.
Q. 목정원 작가는 공연예술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공연을 보고 비평을 쓰는 직업인입니다. 공연을 향한 작가의 온도가 어떻게 느껴졌나요?
-“나는 되도록 늦지 않게 그들을 만나러 가고자 했으나, 어떤 때는 공연의 죽음보다 내 생의 권태가 중한 탓으로, 많은 것을 그저 떠나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꿈꾸었다. 훗날, 죽음 후에, 내가 놓쳐 보지 못한 공연들이 모여 사는 세계가 있어, 거기서 평생 그것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p.36)
-“그날 공연 중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을 셈해보고, 혹 연출가를 죽이려 하면 대신 목숨을 내놓아야지 다짐하고, 아름다운 예술이 나보다 오래 남을 것을 꿈꾸고, 이내 나의 목숨 따위로 협상될 리 없는 현실을, 존재의 작음을 생각했다.”(p.110)
Q.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처럼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있는 반면, 이 책에 따르면 공연을 보는 관객은 “장면들을 단지 함께 겪을” 뿐 공연이나 무대 위의 플레이어를 조금도 바꿀 수 없는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관객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태는 불편했나요, 아니면 오히려 편안했나요?
Q. 이 책에서 저자는 프랑스 국립무용원에서 무용가 ‘오하드 나하린’의 클래스에 참여해 “춤을 나누어받은” 경험에 대해 들려줍니다. 오하드 나하린에 대한 다큐멘터리의 일부를 함께 보고, ‘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는지 나누어보아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무브> 10분간 감상
Q. 2024년 1월 NCT 도영의 첫 단독 콘서트 ‘Dear Youth,’ 이후 팬들 사이에서 바이럴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어떤 구절이 도영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Q. 이 책이 공연에 대해 쓰는 일의 한계나 독자들이 겪는 난감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반면, 케이팝 관객들은 ‘브이로그’ 형식으로 공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콘서트 브이로그에 대한 수요는 왜 점점 높아지는 걸까요?
*‘아이브 콘서트 갔다가 초등학생 인솔교사 됨’ (만빈)
Q. 공연장에 다녀와서 탈덕을 선언하는 ‘탈덕 브이로그’도 있습니다. 탈덕을 기록하고 싶은 욕망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10년사랑영업종료합니다 | 콘서트 피드백회’ (YEBBI)
‘탈덕하고 간 몬스타엑스 콘서트라 쓰고 한탄이라 읽는다’ (소탱이)
‘몬베베 브이로그 였던 영상 제출합니다’ (빛오)
Q. 한국에서 케이팝을 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다녀온 공연장을 리뷰해봅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연장은 어디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Q.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후 무대 인사에서 박지훈(배우 겸 가수)의 팬들이 스케치북 수십개를 들고 있는 관객석 사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케치북 문화는 사실 공연장 스탠딩석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관객석에서 팬의 감정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요?
Q. “나는 장 끌로드 아저씨에게 오페라를 빚졌다.”(p.127) 이 책은 꽤 쓸쓸한 정서를 가지고 있지만, ‘장 끌로드 아저씨’처럼 북적거림의 지분을 높이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저자가 파리에서 만난 장 아저씨는 미리 공연을 여러 좌석 예매해두고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 그 표를 나누어주는 사람입니다. 좋은 것을 나누기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장 아저씨의 모습이 어떻게 다가왔나요?
Q.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에서 장 아저씨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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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요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와
망한 케이팝
모든 것을 새 마음으로 시작하기 좋은 2026년 3월의 주제 도서는 구병모 소설가가 “철저히 망해가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는데도, 이 정도로까지 바싹 코앞에 다가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도무지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조차 인식하지 않으려 들고 최소한의 의사소통 시도조차 거부하는 시대에 필요한 소설”이라는 추천사를 남긴 단요의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였다.
아이돌이 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회적 물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끊임없이 ‘기부’를 증명하게 되는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 질문에서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 기자회견 이야기를 했는데, 이거 대체 언제 진짜.최종.txt 볼 수 있어요~?
Q. 2026년 2월 25일,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구 어도어 대표)가 약 256억 원에 금전적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자회견 전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Q. 이 소설 속에서도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 청색의 비율이 높아집니다. 민희진 대표의 금전적 이익 포기는 ‘전략적인 선한 행동’일까요? 아니면, ‘진정성 있는 창작자의 비전’일까요?
Q. “그리고 시작되기도 전에 저물어가는 내일을 위해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초라할 것이고 모레는 다시 내일보다 볼품없을 것이다.”(p.186) 이 소설을 읽고나서 누구도 어제보다 오늘 더 낙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꾸준히 “이건 답이 없다”라고 느끼는 세계의 망한 구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Q. 세계가 점점 망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격렬하게 느껴질 때, 그런 생각을 뚫고 나아가는 여러분만의 방식이 있나요?
Q. 이 소설은 ‘나’가 수레바퀴가 출현한 후의 세계에서 여러 사람들을 취재하는 페이크 르포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Q. 여러분은 착하고, 성실하고, 겸손한 아이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그런 성향이 중요하거나/중요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연하게도 아이돌 팬덤은 수레바퀴의 출현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집단 중 하나였다.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의 청색 비율이 정리된 트윗은 하루 만에 15만 회 공유되었던 반면 ‘인기 없는 망돌은 정리글도 안 올라온다’는 식의 자조가 나돌기도 했다.”(p.27)
Q. 아이돌의 도덕성이 개인의 인격이 아니라 회사가 관리해야 하는 리스크라면, 과연 기획사는 어떤 방식을 도입해야 할까요? (예: SNS 사용 가이드 안내, 사회적 이슈나 차별적 요소에 대한 교육,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멘탈 케어)
*"기획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멤버 수를 줄이는 방법이었다. 멤버가 많을수록 리스크도 커지니, 차라리 '확실한' 소수만 데뷔시키는 편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4세대 걸그룹은 왜 멤버 수가 줄었을까?”(2023, 유성운 기자, 토스 피드)
Q. 아이돌의 기부는 종종 ‘선한 영향력’으로 칭찬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행이 기사화된다는 걸 고려하면, 이 책의 수레바퀴처럼 청색 지수 올리기를 의식한 행동으로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돌의 기부는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오나요?
Q. 브랜드는 도덕성이 낮은 광고 모델을 가장 빠르게 손절합니다. 논란이 생긴 인물을 광고에서 제외하는 것은 정당한 책임일까요, 아니면 과도한 사회적 처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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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율라 비스 <소유하기, 소유되기>와
중산층 팬
돈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최애를 위해 정기적으로 돈을 얼마나 쓰는지, 나의 지출이 ‘소비자성’을 만들어낼 때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결과를 최애로부터 돌려받을 수 없다면 그것이 얼마나 나를 파괴하는지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율라 비스는 자본주의와 까끌까끌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느끼지만 점점 그 안온함에 스며든다.
나는 모임을 마치면서 “만일 율라 비스에게 아이가 없었다면 정말 읽고 싶지 않은 책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자본주의에서 똑바로 ‘나’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자각 때문이었던 것 같다. 더불어, 9번째 모임과 10번째 모임 사이에, 엔하이픈 희승과 엔시티 마크의 전대미문한 탈퇴 소식이 연달아 있었기에, 이 점에 대해서도 좀 더 터놓고 떠들어보고 싶었다.
Q. 가고 싶은 콘서트가 매진됐는데 웃돈을 얹어서 양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내가 최애의 콘서트 티켓 1매에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은 얼마인가요? 해당 금액은 무엇을 구매하는 것과 맞바꾼 비용인가요?
Q. 최애를 위해 돈을 썼음에도 부족한 기분이나 불안함을 느낀적이 있나요? 왜 그랬을까요? (예: 팬덤 내에서 “돈을 쓴 덕질”을 인증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할 때, 나는 콘서트나 팬싸에 여러 번 갔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팬들을 볼 때, 스탠딩석에서 내가 ‘새우젓’임을 느낄 때)
Q. “그녀는 그들의 러그가 너무너무 갖고 싶은 나머지 ‘사기당한’ 느낌마저 든다.”(p.42) 라는 말을 보며, 저는 “넌 나랑 동갑인데 많이 버니까 그 정도는 감당해야지” 라는 댓글이 떠올랐습니다. 왜 또래 아이돌의 성공이 누군가에게는 질투를 넘어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걸까요?
Q. 지난 달, 엔하이픈의 영상통화 팬사인회는 연기되었다가 ‘6인 엔하이픈’과 ‘1인 희승’으로 나뉘어 다시 진행 됐습니다. 내가 이 그룹의 팬이라면 이런 방식이 불편했을까요, 아니면 최선이라고 느꼈을까요?
Q.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돌을 소유한다는 건 실제로 그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라기보다, 그 사람을 내 삶과 정체성의 일부로 만드는 것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NCT 마크처럼 팀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 같은 멤버가 떠나기를 결정하는 걸 볼 때, ‘소유’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달라졌나요?
Q. 이 책에서 말하는 “특권을 갖지 않은 사람만큼 특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p.28) 라는 말을 일상에서 실감했던 적이 있나요?
Q. 저자는 이케아 카탈로그가 다른 가구 브랜드들과 달리 “소비자가 아닌, 사람을 위한 설계”(p.36)를 제안할 때, ‘그럼 소비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인가?’ 라는 모순을 짚어냅니다. 무언가를 사고팔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Q. “빌은 잠시 말을 멈춘 뒤, 사실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나는 그에게 설명해 주려고 하다가 사실은 나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p.65) 여러분은 ‘자본주의’를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Q. “나는 장작을 패는 즐거움이 알맞은 문장을 떠올리는 즐거움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안다.”(p.212) 라는 말처럼, 여러분에게도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장작 패기 같은 일이 있나요? (예: 청소, 운동, 뜨개질)
Q. “중년은 유지 관리가 전부야.”(p.236) 라는 저자 엄마의 말에 공감이 되나요? 중년을 향해가는 여러분은 아직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나요, 아니면 유지 관리에 더 시간을 많이 쓰나요?
Q. “이 책에는 끝이 없고, 해결책이 없다.”(p.357) 이 책을 읽고 나서 무엇을 더 분명히 알게 되었고, 또 무엇이 더 혼란스러워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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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고은 <너무 희미한 존재들>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참가자들
올해는 <프로듀스 101> 시즌1의 방영이 10주년 되는 해이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그 시절 그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아이오아이가 10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하고 음악방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은둔고립청년’ 혹은 ‘쉬었음 청년’이 주변에 없다고 느껴질 수 있기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데뷔조에 들지 못한 탈락자들을 이김에 떠올려보고 싶었다. 꿈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시 멀어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심리적 고립감이나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데뷔 준비를 위해 현실이 유예 되는동안 누락되는 정규 교육 기회 같은 것들은 문제적이다. 문제적인데 정말 이야기되지 않는다.
Q. 이 책의 저자는 은둔고립청년이 경험하는 ‘혼맹’을 설명하기 위해 점에서 눈동자와 베이글로 가기까지의 그림을 보여주거나, 인터뷰 전후로 달라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의 쓰기 방식은 어떻게 다가왔나요?
Q. “매우 많은 청년들이 취업을 하면 토마토와 같은 일을 겪게 되고, 취업을 하지 못하면 배추와 같은 일을 겪게 된다.”(p.130)는 말처럼, 최근 구직 시장, 인사 문화, 함께 일하는 사람들 등등 일과 관련하여 최근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있나요?
-“‘쉬었음 청년’ 22만 시대인 이유는 ‘안뽑음 기업들’이 ‘못쉬었음 청년들’에게 5인분씩 일을 맡기기 때문이라고 늘 생각함.” - @book_party(2026.04.21)
Q. 감자가 틈날 때마다 메모했다는 ‘한국이 싫은 이유’(p.235~242) 중 과거의 내가 크게 공감했던 항목이 있나요?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Q. 은둔고립청년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지금 청년들이 가장 몰입해있는 문화나 관행이 무엇인지를 언급하자면 역시 MBTI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상대의 MBTI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문화가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의 고립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인지적 자원을 절약하며 여러 상황이나 문제를 간편하게 설명할 방법을 찾으려는 욕구인 인지적 종결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특히나 이런 경향을 보이기 쉽다. 가령 자신의 모든 문제나 여러 성격적 특징, 사소한 습관들을 모두 ADHD나 우울증이나 MBTI와 같은 특징으로 설명하기 쉬운 것이다.” -이승연 <손절사회>(어크로스, 2026)
-“적지 않은 청년이 처음부터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함으로써 잘 안 맞는 사람에게 감정적 ‘투자’를 해버리는 손해를 막고, 인간관계를 통제하고 최적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MBTI를 사용한다.” -같은 책
Q.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최종 데뷔조에 포함되지 못한 참가자들이 이후의 삶을 어떤 감각으로 이어갈지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Q. 최근 다큐멘터리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돌은 늘 ‘유예되었던 데뷔 전 시간’, ‘커리어 하이를 하기 전에 인기가 없었던 시간’을 돌아보게 되고요. 최근 케이팝 업계는 왜 다큐멘터리를 밀고 있는 걸까요?
Q. 고등 교육을 이수하지 않고 연습생 생활에만 몰두하면서는 땅 위에 설 수 없고 “세계에 참여”할 수도 없게 됩니다. 지금 데뷔를 앞둔 연습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분야의 교육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Q. “내 이야기를 무한정으로, 있는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떤 면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 서로에게 한계가 있고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화가 성립할 수 있고 이야기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p.67)는 말이 팬과 아이돌의 팬싸에 적용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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