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 - 2024.11.17 안녕하세요. ㅎㅇ입니다. 제가 있는 서울 수도권은 부쩍 기온이 떨어지고 날이 추워졌습니다. 다들 계신 곳에서 급 감기 급 몸살 유의하시길 바라요. 지난주의 저는 두 편의 한드 엔딩을 나란히 보았고, 헐리우드 스타들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01. 친구와 연인, 그리고 무시무시한 그것
"지상 최고의 직장 <프렌즈>에 출근하기 위한 지난한 싸움"
02. Mystery of Love, <존이냐 박이냐>
"여름 노래를 가을 버전으로 편곡한다면"
03. 제국의 설계자
“기업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의 손익계산서는?”
04.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2024 올해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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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친구와 연인, 그리고 무시무시한 그것
#프렌즈 #챈들러빙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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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복서가
자신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문제를 “조용히 해결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건 스타와 나 같은 사람의 대표적인 차이점 중 하나일 것이다. 문제가 진행중일 때가 아니라 어느정도 해결된 후에 사람들 앞에 서고 싶어하는 건 모든 사람들의 본능 같은 거니까. <프렌즈>의 챈들러 빙으로 분한 매튜 페리는 촬영을 앞두고 중독치료시설에 입소한다. 그리고는 “모든 게 까발려져 잡지 표지를 장식했다.”
《친구와 연인, 그리고 무시무시한 그것》(송예슬 옮김, 복복서가, 2024)은 매튜 페리의 부고 소식이 들려오기 한 해 전인 2022년에 미국 현지에서 출간된 회고록이다. 작년 이맘 때 부고를 듣고 내가 느낀 상실감은 센트럴 파크 카페에 죽치고 있던 챈들러 빙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었을 뿐, 그전까지 매튜 페리라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몰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의 몸통은 그가 ‘지상 최고의 직장’이라고 칭했던 <프렌즈>를 망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총 열 개 시즌을 촬영하는동안 끊임없이 술, 약물 중독 문제와 싸웠으며, 이를 잘 숨겼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치심을 감당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대가로 고액의 출연료를 받았고, 동시에 의료와 중독 시설 시스템에 번 돈을 거의 다 갖다 바쳤다. 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았고, 그러는동안 적지 않은 친구, 연인, 심지어 그를 돌본 의료인들까지도 그에게 학을 떼며 떠나갔다.
이 책의 가제는 ‘동반자 없는 어린이(Unaccompanied Minor)’였다고 한다. 매튜 페리는 애정이 결핍되었다고 느꼈던 자신의 유년 시절을 실제로 법적 보호자 없이 비행기를 타야 했던, 줄여서 'UM'이라 불리는 항공용어를 들어 들려준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살던 캐나다에서 아빠가 있는 LA로 보내진 에피소드에 기반한 것이다. 그는 “우리 모두 이 정신 나간 도시에 정신 나간 꿈을 좇으려고 온 것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유명해지기 위해 애를 쓴다. 그저 주변 사람들을 잘 웃기는 편이었던 그는 “진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기 위해 사사건건 농담을 던지는” 식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배역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믿음을 유지한다. 그렇게 그는 챈들러 빙을 만났고, 또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02.
Mystery of Love, <존이냐 박이냐>
#커버 #존박 #곽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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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냐 박이냐>는 행정안전부가 외국인 성명 표기를 성-이름 순서로 통일하겠다는 발표가 발단이 되어 생겨났다. 행정안전부의 조치는 비단 명작 동화 <톰 소여의 모험>이 <소여 톰(SAWYER TOM)의 모험>이 되는 문제만은 아니었는데, 이것은 앞으로 ‘샘김’은 ‘김샘’이, ‘산다라박’은 ‘박산다라’가 된다는 예고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듣고서 모두가 알아챌 수 있도록 가장 크게 난감함을 드러낸 건 존박이었다. 결과적으로 뭐가 되든 아무렴 어떤가 라는 너그러운 태도가 그의 단독 유튜브 채널명에 녹아있다.
이 채널에 올라오는 시리즈 콘텐츠 중 하나인 ‘존트럴파크’는 존박이 노래 부르기 좋은 야외 공원에서 마이크를 들고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커버곡을 부르는 시리즈다. 그동안 존박은 브루노 메이저, 존 메이어, 혼네처럼 감미로운 인디팝들을 주로 선곡했다. 아무래도 실내보다는 음향 컨디션을 잡기 까다로울 야외에서 담담하게 커버송을 원테이크로 불러왔는데, 이번에는 낙엽 위에 돗자리를 깔고 곽진언과 등을 마주 댄 채로 수프얀 스티븐스의 ‘Mystery of Love’를 골랐다. 이 노래가 흐르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곡도 여름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을에 맞춤하게 편곡되었다니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존박은 가을을 맞아 11년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 [PSST!]의 중심에는 피아니스트 홍소진이 있었다고 한다. ‘네 생각’의 건반으로, ‘타이니 데스크 코리아’의 세션으로 홍소진과 합을 맞춘 존박은 이 사람과 꼭 다음 앨범 작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곡을 쓰다보니 10곡이 넘어가게 되어 정규 앨범으로 묶였다는 것이다. ‘존트럴파크’ 시리즈도, 그의 앨범도, 반짝 귀를 사로잡기 보다는 은은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뚝심 있게 선보이는 중이다.
🎹 최근에 정말 좋았던 커버 영상 3개는 다음과 같다. (1) 온앤오프 민균의 ‘Die With A Smile’(Bruno Mars, Lady Gaga) (2) 뉴진스 민지의 ‘Falling Behind’(Laufey) (3) 라이즈 소희의 ‘Dried Flower’(Yuuri)
03.
제국의 설계자
#테일러스위프트 #그래미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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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프레스
내년 초에 열릴 제 67회 그래미 어워즈의 후보가 공개 됐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번에도 역시 ‘올해의 앨범’ 부문에 올랐다. 지금까지 그는 이 부문에 7번 노미네이트 됐고 4번 수상했다. 후보에 오른 정규 11집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에는 총 31곡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의 왕성한 창작욕과 성실성을 기리기 위해 어떠한 이름의 상이라도 주는 건 온당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나는 그 점이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31곡이나 쓴 거지?
올 여름에 출간 된 《테일러 스위프트》(김선형 옮김, 마음산책, 2024)가 그의 지난 인터뷰, 코멘트 등의 직접 발언을 통해 팝스타 개인의 역사와 대중문화의 궤적을 잇는 방식이었다면, 크리스토퍼 마이클 우드의 《제국의 설계자》(플랫폼 9와 3/4 옮김, 파이퍼프레스, 2024)는 “음악가이자 기업가로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룬 복합적이고 다양한 성과와 전략의 총합”에 집중한다. 그가 이루어낸 것들을 그럴듯하게 의미부여 하는 대신, 피부로 와닿을 일이 적은 마케팅 법칙을 동원해서 구체적으로 해석한다. 무엇보다 쉽게 쓰였다.
이를테면, “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적 전환을 두려워할 때, 스위프트는 세상의 흐름을 기민하게 수용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새롭게 참여하는 팬들을 존중했다. 그의 음악적 변신은 갑작스러운 리브랜딩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의도적 진화였다.”라거나, “스위프트의 손익 계산서는 일반적인 재무제표가 아니다. 일반적인 자산과 부채뿐 아니라 팬들의 정서적 투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서적 투자는 수치화할 수 없지만 스위프트의 수익성과 브랜드 회복력으로 나타난다.”는 식의 분석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1인 작업자로서, 여성으로서, 그리고 케이팝의 팬으로서 각각의 적용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은 단일한 게 아니라 ‘여성인 1인 작업자’, ‘여성인 케이팝의 팬’처럼 교차해 있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위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잘 간추린 원칙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모두 여러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끝으로, 전략 컨설팅 회사 ‘플랫폼 9와 3/4’ 팀이 번역을 작업했는데, 역자 서문에서 이들은 스스로를 ‘Narrative Makers(이야기의 설계자들)’이라고 정의한다고 한다. 빅 데이터 전문가가 쓴 베스트셀러를 보면서도 내 주변이 ‘호명사회’가 되어가는 것이 어쩐지 조금 느끼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제국의 설계자》를 번역한 팀이 어쩐지 이 작업에 굉장히 재미있게 임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분량이 결코 많지 않은 편인 역자 서문에서도 그런 에너지가 전해졌다. 이야기를 설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04.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10부작한드 #부녀스릴러 #채원빈 #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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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빈(채원빈)은 불 꺼진 거실에서 혼자 홀로코스트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는 고등학생이다. 자신이 없는동안 아빠가 방에 들어왔는지 체크 하려고 문틈에는 작은 종이를, 경첩 사이에는 샤프심을 끼워둘 정도로 주도 면밀하다. 문서 정리에도 아주 능하다. (게다가 노션 같은 글로벌 생산성 도구를 쓴다. 한드에서 노션을 보다니.) 범죄자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범죄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는 자신이 최근 담당한 연쇄살인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보이는 딸 장하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모른다.
MBC 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이토록 친밀한’이라는 수식어는 그동안 당연하게 거기 있을 거라고 상정했던 관계성을 계속해서 의심해보게 만든다. 태수-하빈네는 4인 가구와 2인 가구를 두루 경험했다. 가족이 분열 되는 공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럴 때 서로를 저주하는 부녀 관계를 그리는 건 오히려 쉽다. 한 쪽이 완전히 악질인데다 원인 제공자라면 시청자도 마음 놓고 욕을 하면 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관계를 그렇게 전형적인 방식으로는 그리지 않는다. 두 사람이 휘말린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모두 ‘가출팸’과 연루되어 있다는 점도 눈 여겨볼만 했다. 가출팸은 분명한 사회적 문제지만 그간 독립 영화 <꿈의 제인>, <박화영> 등에서는 볼 수 있었으나 시리즈 단위의 긴 호흡으로 다루어진 적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쉽게 웃어주지 않는 여자 캐릭터에 매료 된 것이 내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하빈이라는 인물이 웃을 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MBC 드라마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비하인드 영상을 함께 챙겨보았다. 거기서 채원빈 배우는 가차 없이 연기하다가도 컷 사인이 떨어지면 실없이 웃곤 했다.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35년차 배우인 한석규와 첫 단독 드라마를 연출한 송연화 PD가 의견을 주고 받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이 드라마의 비하인드 영상은 촬영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가 텍스트를 두고 교류하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아빠가 지금 여기서 이런 눈빛으로 딸을 쳐다보는 게 맞아? 딸이 아빠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게 맞을까요? 그럼 그 대사는 날리고 그냥 돌아서서 나가는 걸로 할까요? 모든 질문이 제대로 된 답을 찾아간 것 같아서 기쁘다. 2024년 올해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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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개곡 'APT!'로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로제가 첫 정규 앨범 [rosie] 발매를 앞두고 수록곡을 미리 들어볼 . 수있는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총 80명의 팬들을 두 차례에 나누어 초대해 리스닝파티를 가졌다. 리스닝파티에는 로제가 직접 참석했고, 인스타 라이브 방송에서 스포하지 않은 곡들을 들려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누었다고 한다. 앨범은 12월 6일에 발매 되고, 현재 예약 구매 진행중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아수라처럼>의 예고편이 공개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 각본 작업에 참여한 4자매 드라마의 예고편이 공개 됐다. 장녀는 '미야자와 리에', 둘째는 '오노 마치코', 셋째는 '아오이 유우', 막내는 '히로세 스즈'로 일본 영화/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눈에 익는 얼굴이 적어도 셋 쯤은 될 법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1979년 도쿄를 배경으로, 네 자매가 아버지의 불륜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족 드라마 시리즈라고 한다.
•영화 <브리짓 존스: 매드 어바웃 더 보이>의 예고편도 공개 됐다.
이번 편은 싱글맘이 된 50대 브리짓 존스(르제 즐위거)의 이야기다.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와 브리짓 존스가 사별을 하게 됐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예고편 댓글에 사람들이 전부 콜린 퍼스를 왜 죽였냐며 슬퍼한다. 휴 그랜트와 엠마 톰슨은 돌아온다. 국내에서는 내년 3월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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