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 2025.07.20 / ₩ORKSHOP, 모태솔로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
01. 카카오페이 유튜브 <₩ORKSHOP>
02. 넷플릭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03. HBO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04. now playing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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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KSHOPㅣ2025년 7월 18일 릴리즈
좋아하는 창작자를 향해 눌러담은 진심은 때로 긴 말보다도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되고는 한다. 나는 늘 내가 좋아하는 창작자가 오래오래 활동하길 바라면서도 과로하지 않기 바라고, 창작이 아닌 일을 하느라 창작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은 없길 바라면서도 생활인으로서의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만큼의 근로 소득 벌이 구조를 마련했기를 바란다. (어쩜, 처음부터 끝까지 모순적인 요구다…) 그래서 소설가는 책의 인세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가? 영상화 판권이 팔리면 소설가는 더이상 먹고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
유튜브 채널 <₩ORKSHOP>의 첫 게스트인 박상영 소설가가 자신의 커리어를 중심으로 통장 그래프를 그려가며 잔고 사정을 톺아보며, 진행자이자 같은 업계 동료인 장류진 소설가에게 지난 시간동안 어떤 기쁨과 슬픔이 있었는지를 들려준다. 최저 시급보다 한참 낮았던 첫 직장의 월급, 카드 리볼빙에 발을 담가본 순간, IT 업계의 친구들의 꾀임에 넘어가 거의 전재산을 재테크에 몰빵한 경험 등을 첫 게스트부터 가감없이 이야기 해주는 것. 이 인터뷰 시리즈에는 추후 이혼 전문 변호사 최유나, LG 최연소 여성 임원 최명화 등의 게스트가 출연을 앞두고 있다. 창작자 뿐 아니라 법률, 마케팅 분야의 종사자가 어떻게 돈을 벌고, 쓸고, 모으는지 살펴본다. <₩ORKSHOP>은 카카오페이가 갓 론칭한 채널로, 토스 <머니그라피>의 후발 주자로 유튜브 세계에 입장한 셈. 앞으로 이들이 어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월천 버는 얘기는 재미 없지만, 돈 얘기는 재미있다. 그리고 둘은 너무나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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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ㅣ2025년 7월 8일 - 7월 29일 방영
이번달 중순,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콘서트 도중 카메라가 관객석에서 다정하게 백허그중인 남녀 한쌍을 랜덤으로 비추었다. 둘은 황급히 분리되어 스크린 바깥으로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그들은 기업 가치가 1조를 훌쩍 넘긴 어느 IT 기업의 CEO와 최고인사책임자였고 그중 CEO는 가정이 있는 남자였다. 범우주적인 사랑의 가치를 노래하던 밴드가 우연히 불륜 현장을 잡아내는 헤프닝은 관중이 모인 다른 장소에서의 패러디로 이어졌고, CEO는 사임 엔딩을 맞았다. 이것도 넓은 범위에서 사랑의 세계라면, 도파민을 충족하는 모든 조건이 여기에 모여있다. 그리고 정반대 지점에 넷플릭스 연애 프로그램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가 있다.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는 11명의 출연진과, 100일동안 연애를 해 본 자가 ‘메기남’ 포지션을 점유하게 되면서 총 12명이 합숙을 하게 되는 또 다른 사랑의 세계는 아리송하다. 초반 사흘간 출연자들은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어도 거의 모두가 합심하여 0.75배속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중 누가 1.25배속으로 행동할라치면 패널들이 소스라치게 놀란다. OTT의 배속 시청 자체가 한정된 시간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의 결과라는 걸 떠올려본다면, ‘0.75배속’의 속도를 유지하는 <모태솔로> 속 인물들은 인간 관계에서 주도권을 쉽사리 쥐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로 해석해볼 수도 있을 거다. 물론, 나만의 플러팅 방식을 계발하는 건 나중일이고 일단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위해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문법부터 익혀야 하는 출연진도 있다. 프로그램 지원자 면접 당시 첫 인상은 직설적인 여성이었으나, 합숙 5일차로 접어든 민홍은 “보통 연애하시는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연애에 임하는 것일지 차분히 가늠한다. 민홍이 정서적 혼란을 겪고 있는 다른 여성 출연진을 향해 건넨 말에 눈으로 밑줄을 긋는다. “그냥 단순히 연애하고 싶다고 너가 갖고 있는 그 모양을 절단 내면서 네모를 만들고 연애를 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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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O ㅣ시즌 1(2023), 시즌 2(2025)
‘쌍방 구원 서사’에 오랫동안 관심이 없었다. 상처와 트라우마, 결핍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를 볼 때마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앞가림을 잘 해냈을 경우의 수를 떠올리며 머릿 속은 진작에 샛길로 빠졌다. 사람들은 더 나은 사정인 누군가가 상대를 구해주고, 그 상대가 빚졌다는 감각에 사로잡히고, 다음 기회에는 반대로 구해주고,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구원의 채무 관계로 엮인 이들의 관계성을 흠모하고,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건, HBO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보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오만이었다.
동명의 게임을 시즌제 드라마화한 <라오어>는 전염성 곰팡이 버섯 ‘동충하초’에 감염된 자들로 뒤덮여 폐허가 된 세상을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다. 격리 구역 바깥에서 구해온 물건을 밀반입하며 살아 온 50대 아저씨 '조엘'(페드로 파스칼)은 연락이 끊어진 동생을 찾고 싶고, 10대 소녀 '엘리'(벨라 램지)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는 희망이 있다고 여긴다. 그렇게 좀비, 가만보면 좀비보다 더한 인간, 그런 인간은 최소한 협상해 볼 여지라도 있지만 그 지점에서는 얄짤 없이 구는 좀비를 또 다시 죽이며, 미국 대륙을 가로지른다. 여정의 목적지는 동일해도 목표는 달랐던 조엘과 엘리는 그렇게 서로를 구하는 일을 한다(때로는 과정이 결과를 담보하지 못할지라도.) 그래서 시즌1-9화, 시즌2-2화, 시즌2-6화에서 눈물이 났던 것인데, <라오어>를 모르고 사는 2025년은 얼마나 적적할 뻔했나. 이 작품은 오는 9월에 열릴 제77회 에미상에 총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시즌3 제작이 확정 됐다.*
* 제77회 에미상에서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드라마 시리즈는 총 2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애플TV+ <세브란스: 단절>이다. (HBO 드라마 중에서는 <더 펭귄>과 <화이트 로투스>도 각각 20개 부문 이상 후보에 올랐으니, 쿠팡플레이 구독을 시작한다면 이 라인업부터 시작해보시는 편을 추천한다.)
**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에서 좀 더 자세히 <라스트 오브 어스> 이야기를 했다. 러닝타임은 1시간 8분! 들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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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TXT의 신보를 들을 때면 A&R팀의 노고를 느낀다. 가끔은 멤버들이 음악(의 부내나는 사운드)에 잡아먹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TXT 정규 4집 [별의 장: TOGETHER]는 재계약 시즌에 접어든 7년차 보이그룹이 비로소 음악을 장악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서두의 두 트랙과 마지막 한 트랙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다섯 멤버의 솔로곡으로 배치했는데, 귀에 걸리는 건 연준의 솔로곡 ‘Ghost Girl'. 장르는 다르지만 'Tinnitus (돌멩이가 되고 싶어)'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이 곡도 마음에 들거다.
- 조유리 미니 3집의 타이틀곡 ‘개와 고양이의 시간’에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구름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구름은 도영 ‘나의 바다에게’(작곡, 편곡), 김뜻돌 ‘미카엘’(편곡), 김뜻돌 ‘우리의 심장이 같은 속도로 뛸 때’(편곡) 등을 작업했다(어떤 결이 느껴지시는지?) 배우로도 한 발 내딛은 조유리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버라이어티>에 캐스팅 됐는데,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산업 속 인간 군상과 욕망을 그린 이 스릴러물에서 “최애 멤버를 만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성팬’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 지금은 벚꽃 연금을 타실 계절이 아닙니다만! 국민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드러머 브래드가 올 여름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장범준이 브래드에게 선물로 남겨주고 싶은 앨범인 장범준 5집 [버스카버스카]를 발매했다. 첫 번째 트랙 '여름밤에 오! 사랑의 멜로디'를 들어보니 조금은 건조해졌지만, 끝음처리가 너무나 우리가 알아왔던 장범준 그 자체다. 저화질로 풍화된 밴드의 추억들이 담긴 MV도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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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wildwan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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