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3 - 2022.11.23 / 구독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레터와 이모저모 RE: 진솔한 의견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영상을 영업 사원의 업무에 빗대어주셔서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 미디어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돌아본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고몽 ver. 요약 영상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ENA 채널이 개국 전부터 유튜버 고몽에게 요약 영상을 의뢰했고, 2화까지의 줄거리를 담은 이 영상은 실제로 수많은 시청자들을 본편으로 유입하는 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호에서 소개한 이나다 도요시의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서는 16화 드라마를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보는 일이 비효율적인 일로 여겨지는 경향을 짚고 있어요. 이를 일본의 젊은이들은 '타임 퍼포먼스'가 좋지 않다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누구나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 책은 콘텐츠를 마주하면서 '나의 시간'을 들이는 일에 점점 인색해져가는 이들이 많다는 점을 짚고 있었는데요. 저는 그 부분에 깊이 공감했고요.
이 책은 '작품'과 '콘텐츠'의 차이에 대해서도 시원시원하게 구분을 해주고 있습니다. 작품성이 높으면 작품이고, 킬링타임을 위해 마련된 것이면 콘텐츠인 게 아니고, 감상자가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분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런저런 의구심을 토대로, 구독자 님께서 이 책을 꼭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읽게 되신다면, 또 후기 나누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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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지난호에서 제목만 잠시 언급하고 지나간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의 《가짜 노동》이 문제작이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이 책이 우릴 힘들게 하는 지점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듣는 회의도 가짜 노동이다. (…) '나는 일하는 사람'이라는 기분을 지키고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서류 정리를 전부 다시 한다든지 하는 일도 가짜 노동이다."(p.96-97) 같은 구절을 읽었을 때부터 시작 되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이 '진짜 노동이 아닌 것들'을 폭로하고 있는 것 외에도, 정치적 입장이 정반대인 공저자가 현대인들이 너무 많이 일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가짜 노동중이라는 한 가지 사실에 관해 합의한 연구자로서 쓴 '기행문'이라는 점이 저에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자들이 책상을 벗어나서 발품을 팔고 있음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데요. 저도 이런 선 연구 후 집필 작업을 (맘 맞는) (아니 맘이 맞지 않을지라도) 언젠가 누군가와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성적으로 하는 일들이나 회고 포인트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의미 없는 일들에 임하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우리의 생활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구독자님이 무엇 때문에 갑자기 난감해지셨는지 너무 잘 알겠고! 그렇지만, 잘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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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의 '이번 호 후기 나누기'를 통해, 언제든지 구독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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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금) 웨이브에서 HBO max 드라마 <줄리아>를 다 보고, 왓챠에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일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은 한 호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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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원, 유유, 인플루엔셜, 문학동네
•벤 타노프, 모이라 와이글 《실리콘 밸리의 목소리》(반원) : 넷플릭스와 메타, 아마존과 구글, 우리는 성공한 기업의 성공한 창업자들의 목소리들에 에워 쌓여 있습니다. 이 책은 재직중이었거나 재직중인 회사를 밝히지 않은, 실리콘 밸리를 구성하는 다양한 직군의 노동자들과의 인터뷰집입니다. '창업자'로 시작되어 '요리사'와 '마사지 치료사'의 목소리를 조명합니다. 제게 있어 2021년 올 해의 책이었던 《언캐니 밸리》의 저자 애나 위너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실리콘 밸리가 스스로 창조해 낸 신화를 조용히 전복한다.(...) 시의성과 중요성을 동시에 갖춘 테크 업계 서사의 새로운 장르."
•재너 레빈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유유) : 작년 이 맘때, 블랙홀의 윤곽을 그린 무척 아름다운 몇 점의 일러스트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그림들은 여성 천체 물리학자 '재너 레빈'이 쓴 책 <Black hole survival guide>에 실려 있던 것인데요. 잊고 있던 책이 드디어 국내에 출간 되었습니다. 2019년,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를 통해 블랙홀의 거대한 빛의 그림자가 최초로 포착 된 이후, 블랙홀을 구체적으로 더듬어보는 과학자의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정유라 《말의 트렌드》(인플루엔셜) : 신년을 한 달 정도 남겨둔 지금, 주섬주섬 트렌드 도서를 장바구니에 넣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제목에 '트렌드'가 들어가 있는 이 책에서는 밈 혹은 신조어, 요즘 사람들이 쓰는 유행하는 말을 데이터 분석 기업 '바이브컴퍼니'의 정유라 연구원이 살펴봅니다.
•정세랑 외 공저 《절연》(문학동네) : 아시아 9개 도시, 9명의 젊은 작가들이 '절연'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놓고 이야기를 쓰고, 8명의 번역가가 번역 작업을 했습니다. SF, 미스터리, 사회소설, 가족 드라마, 디아스포라 문학까지 두루 담겨 있는 이 책은, 정세랑 소설가가 기획하고 펴낸 한일 동시 출간 프로젝트의 결과물인데요. 정세랑 소설가의 말에 따르면 "이미 경험한 바 있어 소중히 여기고 있는 단단한 우정의 범위를, 살짝 더 넓혀보고 싶었습니다"고 해요. 독자로서도 그 우정에 동참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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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홀 컴퍼니, 넷플릭스, SM Ent, DSP 미디어
•☃️ 11/24(목) 오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9부작)가 공개 됐습니다. 우타다 히카루의 히트곡 '퍼스트 러브'(1999)와 그로부터 19년 뒤 발표된 '하츠코이(初恋)'(2018) 두 곡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야기인데요.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첫사랑에 관한 기억을 담았습니다.
*아이브 'after LIKE'('I will survive'를 샘플링), 블랙핑크 ’Shut Down’(La Campanella’를 샘플링), (여자)아이들 Nxde’(오페라 <카르멘>의 ‘habanera’를 샘플링), 레드벨벳 ‘Feel my rhythm’(‘G 선상의 아리아’ 샘플링)... 계속 가보자고!
•🤗 11/29(화)에는 카라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 [MOVE AGAIN]이 발매 됩니다. 약 7년만에 문명특급 '케이팝 감성주점 카라 스페셜' 에피소드를 통해 완전체로 모습을 드러낸 카라(한승연, 박규리, 강지영, 니콜, 허영지)의 대활약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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