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 - 2022.11.12 / 자기만의 방식으로 애도하는 일과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11/2(수) 김혜리의 필름클럽 '안부를 여쭙니다'를 들었습니다.
•11/3(목) 데니스 뇌르마르크, 아네르스 포그 옌센 《가짜 노동》을 읽었습니다.
•11/4(금) Rolling Stone 'Musicians on Musicians: BTS' RM and Pharrell Talk Producing, Their Upcoming Collab and More'(fan 번역 ver) 인터뷰를 보고, 김화진 《나주에 대하여》를 읽고, Joji 신보 [SMITHEREENS]를 듣고, 비혼세 'with 혜영언니'를 들었습니다.
•11/5(토) 웨이브에서 HBO max 드라마 <줄리아>를 보기 시작하고, 일기떨기 '우리들의 여행은 계속된다'와 '소진과 혜은의 먹는 기세'를 듣고, 망원동 미화리의 일일 '책방로그: 작업책방의 상승세를 저지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언리밋 언박싱)'을 보았습니다.
•11/6(일) 미셸 자우너 《H마트에서 울다》와 김해서 《답장이 없는 삶이라도》를 읽고, 김제형 신보 [띄 움]을 듣고, 원더케이 'Kollabo Project: IVE x LANY - After LIKE'와 김종국 '20대 아이돌과 27년 전 아이돌 (Feat. 르세라핌)'을 보았습니다.
•11/7(월) 유아 'Lay Low' MV와 'Melody' MV를 보고, 극작가 동인 괄호 《함께-쓰기-지도》를 읽고, 문명특급 '환승연애가 뭐라고 이렇게 과몰입을 하는 거지? 5분에 한 번 씩 우는 98즈(부승관 신비 엄지 문빈) 환승연애 막방 단관ㅋㅋㅋㅋ야 우냐?'를 보았습니다.
•11/8(화) '2022 지니뮤직어워드'에 다녀오고, 르세라핌 'ANTIFRAGILE' 릴레이댄스를 보고, 세븐틴 일본곡 'DREAM' MV를 보았습니다.
•11/9(수) 적재 신보 [The LIGHTS]와 휘인 '광합성(feat. Colde)'와 하이라이트 신보 [AFTER SUNSET]과 림킴 신곡 'VEIL'을 듣고, 디자인FM '이건 또 디자이너가 아니야? 디자이너의 라이프스타일이 뭔데?'를 들었습니다.
•11/10(목)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5를 보기 시작하고,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소설가, 편집자 김화진 "제 작품을 좋아하니까요"'와 '이혜민의 요즘산책: 나다운 게 뭔데! 너 다르고 나 다른 MZ 세대'를 듣고, 문명특급 '"해은 제일 잘 나가" 환승연애 보다가 냅다 케이팝 2시간 동안 갈긴 신비 엄지 승관 문빈 and 재재 djWJfxlql?'를 보았습니다.
•11/11(금) 요조 신보 [이름들]을 듣고, 비혼세 'MZ세대 타령에 지쳐서 MZ세대가 직접 썰 푼다 비트주세요 with 홍정수 작가'를 들었습니다.
•11/12(토) 이나다 도요시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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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honse
2022년 11월 4일에 들은
01. 비혼세 'with 혜영언니'
여성 팝아티스트 '비욘세'에서 한글자를 유머러스하게 비튼 팟캐스트 '비혼세'는 프로그램 제목인 동시에 호스트의 이름입니다. 매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 될 때마다 그는 "안녕하세요. 해방촌에서 글 쓰는 비혼세입니다. 비혼입니다." 라고 자기 소개를 하는데요.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업데이트 된 143화는 이태원에 거주하며 용산구 소재의 가게에서 자영업자로 살아가고 있는 게스트 '혜영언니'와의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참사가 있었던 곳으로부터 아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며 이태원의 오랜 주민인 두 사람이 그간 그들의 동네에서 '할로윈 축제'를 중심으로 얽혀있던 기억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지난 11월 첫주까지 국가 애도기간이 제정되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이태원의 가게들은 휴점을 했죠. 이 에피소드를 듣던 11월 4일에는 자신의 일을 계속 해나가면서 애도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있어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때 나의 괴로움이 나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기도 하고, 또 아무렇지 않은 척이라도 하면서 일상을 보내는 게 위로가 되는 분들도 있어요. 애도에 정답은 없습니다."(혜영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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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지성
목차 보고 '아 이런 책을 기다려왔다'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2019년 이후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배속 기능이 추가 된 후, 사람들은 1.25배처럼 미묘하게 혹은 1.5배처럼 의도를 가지고 빠르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됐죠.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은 제게 늘 의문의 대상이었지만, 그런 의구심의 범위에는 드라마 요약 영상은 챙겨보지만 본편은 보지 않는 사람들, 1화만 찍먹하고서 자신이 이 드라마에서 하차할 것을 SNS에서 요란하게 예고하는 사람들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저는 저대로 주장하고 싶은 콘텐츠 감상자로서의 신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실은 저와 같은 방식으로 시간을 통과하지 않으려는 남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정박으로, 순차적으로, 2시간의 영화와 16부작의 드라마를 견뎌내는 사람으로 남을 때마다, 나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나 싶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은 저와 무척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일본의 칼럼니스트 이나다 도요시의 연구서입니다. 동시대 콘텐츠의 경향성을 성급하게 결론 짓지 않고 '소비자(감상자)의 언어'를 경청한 후 적절하게 분류하여 맥을 짚는 최신 버전의 작업물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작품'과 '콘텐츠'를 구분 하나요? '감상'과 '소비'는 어떻게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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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트리드북, 카라칼, 마티,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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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부터 '지난 10일동안의 알라딘 보관함 로그' 코너명을 '지난 10일동안 읽고 싶었던 것들'로 변경합니다. 이전과 코너의 성격은 동일합니다. 지난 10일 내에 출간되었거나 예약판매 중인 도서들 중 소장욕을 불러일으키는 도서를 소개합니다.
•제임스 윌리엄스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머스트리드북) : 저는 테크 업계를 떠나버린 사람이 쓴 이야기를 즐겨 읽는 편입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면서 언젠가의 스스로를 정확하게 설명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나는… 주의가 분산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주의 분산' 이상의 것이었다. 그건 내가 적절한 표현을 떠올리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근본적인 주의 분산이었다."(p.29) 제임스 윌리엄스는 구글의 검색 광고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취를 이룬 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력' 문제에 대해 고민한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기술윤리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이 책은 그 이후의 연구와 성찰을 모았습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주의력에 대해 제안하는 개념은 총 세가지 -집중(spotlight), 별빛(starlight), 햇빛(daylight)- 이라고 해요. 왜 제목이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인지 알 것 같죠?
•하닙 압두라킵 《죽이기 전까진 죽지 않아》(카라칼) : 미국의 대중음악평론가 하닙 압두라킵은 이 책의 첫 에피소드에서 전설적인 로큰롤 뮤지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콘서트에 다녀오는 전후를 기록합니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 날에는 '마이클 브라운'의 묘지에 들러 추모를 하고,*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낭만적인 메시지가 담긴 히트곡을 감상하고, 다음날 그가 라이브 공연을 보게 된 후에 알게된 것들을 써두죠. 이 글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 됩니다. "한 남자가 삶이 주는 약속에 대해 노래하는 동안 미국에서 그 누구도 살해당하지 않으리라 상상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p.39) 흑인이자 무슬림으로 살아온 그의 정체성을 녹여낸 이 음악 에세이집은 2017년 현지 출간 후, <NPR>, <피치포크>, <롤링스톤>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마이클 브라운: 2014년, 비무장 상태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청년 희생자
•도서관여행자 《도서관은 살아 있다》(마티)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공공도서관 사서로 근무했던 저자는 끝내주는 부록 두가지를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당신의 여행 계획에 넣어야 할 도서관' 목록이고, 또 하나는 '도서관여행자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나열된 책, 영화, 사진들인데요. 그러니까, 도서관은 대체 어떤 곳인가요?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누구나 읽고, 쓰고, 배우고, 만나고, 듣고, 발견하고, 탐험하고, 운동하고, 놀고, 관찰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그리고, 창작하고, 만들고, 경험하고, 묻고, 토론하고, 검색하고, 찾고, 쉴 수 있다."
•권성민 《직면하는 마음》(한겨레출판) : 작년에는 카카오TV <톡이나 할까?>를 한 에피소드도 빼놓지 않고 즐겨 봤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고도 카톡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토크쇼의 컨셉, 인터뷰어 김이나 씨가 보여주는 대화의 기술을 좋아했는데요. 그 외에도, 매 번 인터뷰이에 따라 달라지는 토크 장소, 표정과 카톡을 적절하게 잇는 편집점 등을 보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아요. <톡이나 할까?>를 연출한 권성민 PD는 전통적인 방송사(MBC)와 신규 플랫폼(카카오TV)을 거쳐 커리어를 잇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처럼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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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M Ent, CJ CGV, Fuji TV, KTV
•♒ 11/14(월)에는 유아 미니 2집 [Selfish]가 발매 됩니다. 유아 미니 1집과 오마이걸의 노래를 즐겨들으셨던 분들이라면, 좋아하실 수 밖에 없을 곡들이 선공개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앨범 크레딧에서는 서지음 작사가(오마이걸 '살짝 설렜어', 'Dun Dun dance', 유아 '숲의 아이' 등), 서정아 작사가(오마이걸 'Dolphin' 등)까지 반가운 이름이 보이네요.
•🕰️ 11/16(수)에는 영화 <동감>(러닝타임 114분)이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99년도의 남성과 현재시점의 여성이 시간을 뛰어넘어 기적처럼 연결되는 스토리인데요. 2000년에 개봉한 김하늘, 유지태 배우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 하고, 주요 배역에 성별을 반전해서 캐스팅하여 원작과의 차별점을 두었다고 하네요.
•🍵 2022년 4분기 일드 중 현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두 작품, 간사이TV 드라마 <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10부작)과 후지TV 드라마 <사일런트>(10부작)의 첫 에피소드가 각각 웨이브에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전자는 좌천된 아나운서와 그의 동료들이 연쇄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사회파 엔터테인먼트물이고, 후자는 청력을 잃은 첫사랑과 재회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멜로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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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 전에 Closing comment
•뉴스레터 <월간 못난이>를 보내는 어글리어스 마케팅 팀을 만났습니다. 이메일 뉴스레터 솔루션 스티비의 [보낸사람:]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만난 이번 편은 특히, 회사에서 뉴스레터 프로젝트를 담당하시는/담당할 예정인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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