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4 - 2022.03.23 / 📇 이번호에는 도서 'IT 회사에 간 문과여자' 증정이벤트가 있어요! © ABC, 어휴.. 오스카 특집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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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3월 28일 월요일 오전 9시 TV조선에서 독점 생중계 됩니다. (현지 기준으로는 3월 27일 일요일, LA 돌비극장에서 개최.) 저는 이번 오스카를 기다리며 주요 후보작 중 열 편을 보았는데요. 오늘은 '다음 10일동안 기다려지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정규 코너를 쉬고요. 대부분, 각각의 영화를 본 당일에 메모를 해두었던 저의 Oscar Log를 나눕니다.
01
<듄> / 155분 / 2021년 10월 31일 극장에서 관람
시작은 작년 가을이었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독성 물질에 의해 파멸한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이 떠오르는 순간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우선, 모래 폭풍-미세 먼지라는 유사한 소재, 격리된 구역에 있는 식물들이 인간 세계와는 완전히 무관한 듯 살아있는 장면을 볼 때 그랬어요. <듄>의 '스파이스'가 사막에 기거하는 모래벌레의 부산물이고, 《지구 끝의 온실》의 '푸른 빛'이 덩굴식물의 부산물인데 둘 다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설정도 그랬고요. 4DX관에서 본 것이 아닌데도, 마스크를 쓰고 극장에 앉아있는 코로나 시대의 관객은 괜스레 마스크 너머로 전해지는 매캐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아직, 프랭크 허버트의 <듄>을 읽지 않았지만(그 책은 두꺼우니까요. 영원히 '아직'이지 않을까요…?) 전혀 다른 작품을 제 멋대로 끌어와서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어쩌면, 제가 이 소설의 영상화를 바랐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구 끝의 온실》의 영상화가 정말로 확정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모처럼 기분 좋은 소식입니다.
02
netflix original
초반에는 세상 산만하더니, 후반으로 갈수록 서사를 빌드업 시키는데 '와 이렇게?' 하면서 꼼짝 없이 당하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맨하탄 오프브로드웨이 극장으로 당장 달려가고 싶어졌고요. (잘 있나요. 그 모든 극장들은.) 이 영화는 실화에 기반하고 있고요. 뮤지컬 <렌트>를 만든 '조나단 라슨'이 완성 된 <렌트>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틱, 틱... 붐!>을 보고나면 더욱 거짓말처럼 느껴집니다. 이 영화에는 마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의 체스 천재인 주인공이 어두운 천장을 바라볼 때 체스 말이 저절로 움직였던 것을 연상시키는 지점이 있습니다. 조나단 라슨이 단 한 줄의 음악도 만들 수가 없어서 궁지에 몰렸다가 헤어나오는 순간을 꼭 그렇게 마술의 한 장면처럼 그리고 있어요. 헐리우드가 천재를 재현하는 방식이 이런 걸까 싶었습니다.
03
netflix original
<돈 룩 업> / 139분 / 2022년 1월 2일 집에서 관람
2022년 역시 만만치 않게 흘러갈 줄은 알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올 해의 첫 영화로 제목에 부정어가 들어있는 <돈 룩 업>을 선택했어야만 했던걸까 싶네요. 예상한 것처럼, 만사에 쉽게 냉소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에 실금을 내는 영화였습니다. 헛소리와 자본만능주의의 틈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모르면 모르는대로 그래도 계속 가보자고 애써 다짐했죠. 극 중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Just look up'의 가사는 잊을만하면 종종 떠오릅니다. “아무 일 없는 듯 굴어도 되지만 이건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일. 축하하든 울든 기도하든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어떻게든 바로 잡아-♪”
04
netflix original
러닝타임이 한시간쯤 지나갈 때에, '아 이거 술 없이 안 되잖아?' 해서 집에 있는 것들 중 아무거나 따라 마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에서 보시는 분들은 독한 술을 곁들이실 것을 권합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분한 '필'의 히스테릭하고도 듣는 사람을 하나도 배려하지 않는 딕션을 듣다보면, 정확하게 잘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이 충격적으로 좋았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는 이번 오스카에서 최다 부문에 지명 된 작품이지만, 음악상만은 이 작품이 수상했으면 싶습니다.
05
<스펜서> / 117분 / 2022년 3월 19일 극장에서 관람
지난주 주말이었죠. 이즈음부터 제가 노력하면 '멋진 오스카 특집 레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유롭게 영화제에 놀러 다녔던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보고 '네 편을 보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은데?'했던 한 시절의 저를요. 하고자 하면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기적으로 도취되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아시려나요. 하지만 지난주는 이런저런 일들로 무척 힘든 한 주였습니다. 주말을 기다리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고요. 그래서인지 주말에 조조로 극장에서 <스펜서>를 관람했더니, 멋진 오스카 특집은 모르겠지만 일단 멋진 하루를 보냈구나 싶더라고요. 몹시 노련한 사람들이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영국 왕실의 역사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을 뽀갠 엄마와 동행한 덕분에, 이 영화가 끝나자마다 왕실에서 살아야 했던 다이애나 스펜서가 얼마나 측은한 인물인지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고요. 저는 시즌 5까지 있는 드라마를 쉽게 시작하지 않거든요. 가끔 나이를 검색해보게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올해로 96세가 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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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old knight, 아주 멋진 체크리스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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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두시간이 소요되는 출퇴근길의 실무적인 쓰임새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도중에 차가 고장나서 보넷을 연다거나 비탈길에서 조금이라도 미끄러지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한 건 보기좋게 어긋났고요. 주요 작품 열 편중에 가장 긴 러닝타임을 가졌으면서도, 출근과 퇴근, 매일의 일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게 해준 게 다름 아닌 <드라이브 마이 카>였습니다. 면허 장려 영화이면 어떡하지 했는데(저는 면허가 없으니까요), 그저 저는 일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에서 제대로 된 애도가 유예될 때, 우리는 애도의 근원지로 훌쩍 떠나야만 합니다. 그럴 때 '마이 카'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겠죠. 그렇지만, 극 중 '가후쿠'는 반복되는 출퇴근길에서 만들어진 매일의 리듬을 가졌고, 그게 그 사람을 조금씩 어디로 데려가는지에 집중해서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차주 가후쿠에게는 티끌같이 쌓인 루틴의 가호가 함께했다고 친다면, '드라이브'라는 키워드의 주인공 '미사키'는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밤샘 운전에서 절대 교대도 안 해주면서 말이죠. 그나저나, 영화가 시작되고 42분이 지나서 오프닝 크레딧이 나오는 건 꽤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07
이 영화를 보고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그려낸 1970년대의 캘리포니아에서 살아본 적도 없지만, 만약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전혀 살아보고 싶지도 않게 됐어요. 영화는 변덕이 죽 끓는 듯 했습니다. 극장을 빠져나오니, 레드벨벳 신보가 발매된 지 70분 정도가 지난 상태더라고요. 덕분에 재빠르게 이상한 피자 이야기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습니다.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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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사운드트랙 'We don’t talk about Bruno'가 유튜브 뷰 수 3.4억뷰에 달할 때 즈음에서야 명성이 자자하던 이 영화를 보게 됐습니다. 어째서 이 작품의 음악이 사랑받는지 단번에 납득이 됐고요. 캐릭터들이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뮤지컬적인 동선 보면서 여러 번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메인 사운드트랙보다도 극 중 둘째언니 루이사의 메인테마곡 'Surface Pressure'에 더 눈이 갔는데요. 일단, 루이사는 온갖 부담과 기대를 짊어지고서 그게 관성이 된 일잘러 현대인의 자아를 한 데 뭉쳐놓은 것 같은 캐릭터처럼 보였습니다. 동시에, 노래의 후렴 가사에 후킹한 요소들이 있는데 거기에 맞게 음절 단위로 움직이는 루이사의 퍼포먼스를 보는 것이 정말 좋더라고요. 어마어마하게 힘이 센 캐릭터라는 설정에 따라 눈에 보이는 걸 무조건 다 뿌수는 게 아니라 인물이 노래를 부르면서 보여주는 완급조절도 놀라웠습니다. 마치 찰떡 컨셉을 만난 솔로 멤버를 보는 것 같았어요. 제가 아이돌 직캠을 너무 자주 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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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original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1950년대에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되었던 시트콤 프로그램 <왈가닥 루시(I LOVE LUCY)>에 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전 이해가 없었던 탓을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말로 싸우고 또 싸우고.. 대사량 정말 많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 정도 되는 양의 각본을 소화한 배우들이 대단해보인 영화였달까요. 하지만, 다들 조금 덜 말해도 됐을 것 같은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애론 소킨이 감독과 각본 작업을 동시에 담당했고요. 저는 애론 소킨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죠. '대사 그만, 이제 제발 그만요...'
10
<코다> / 111분 / 2022년 3월 23일 집에서 관람
이 영화는 <빌리 엘리어트>의 singer 버전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정말 저는 이 작품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특히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려는 치트키를 쓰긴 쓰는데, 쉽게 예상한 타이밍에는 그 치트키를 아껴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쩐지 이 영화의 메인 정서와는 전혀 상관없지만,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가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수 클리볼드는 199년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가해자의 부모입니다. 그 책이 연상됐던 건, 10대의 자녀를 향해 정말 다양하게 생겨먹은 사랑의 모양을 이 영화 역시 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모순적인 엄마 캐릭터가 인상적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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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ㅇ, 오스카를 준비하는 한국인의 자세입니다.
내년 이 맘 때에는 뭘 하고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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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우리가 관계 맺는 수많은 이들 중에는 '뭘 하든 걱정이 안 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의 저자가 "나 매니저한테 부서를 옮겨 달라고 말해볼까?", "내가 지금 개발자를 상대로 일하고 있는데, 아예 개발에 관여할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에 넣어달라고 해볼까?", "아님 그냥 때려칠까?" 등등의 고민을 안은 채로 저와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한다면······. 저는 아마 이렇게 대답했을 것 같아요. "어느 쪽이 됐든 괜찮지 않을까. 정말 너처럼 걱정이 안 되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
입장을 바꿔서 제가 이런 말을 듣게 된다면 내심 기쁠 것 같지만, 동시에 울적한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해요. 내 인생의 난제를 대신 풀어달라는 건 아니지만, 존재하는 것만으로 매일매일 실금처럼 번져나가는 불안과 초조함을 그래도 누가 좀 알아줬으면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으니까요.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외국계 IT 회사 전환형 인턴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아마존 미국 본사로 이직한 90년생 여성 IT 엔지니어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극적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 걸어온 길은 겉보기에는 정말 그럴 듯 해보인달까요.
대개 회사에서 솔직함은 미덕이 아니지만, 이 책은 지나치게 솔직합니다. 특히, 저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주한 동료·상사·면접관에게 들어왔던 말들을 모두 잊지 않고 간직합니다. 회사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는데도 어째서 기쁘지 않은지, 왜 1년차 때는 이해가 되지 않던 상사의 말이 7년차가 된 지금에야 끄덕여지는건지, 종종 명언을 들려주는 동료에게 들은 한마디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다 놓았는지 같은 것들을 잘 모아두는 것이죠. 심지어, 저자가 회사에서 더이상 울지 않는 여자가 된 것도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 때문이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그간 가지고 있던 '소프트 스킬'을 더욱 갈고 닦기를 선택하는 저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하드 스킬'의 필요를 스스로 납득한 후 움직이는 방식으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는 저자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문과생 출신이라고 한다면, 전자일 경우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먹고 살 수 있을지가 고민일 것이고, 후자일 경우 내가 과연 그걸 해내는 척이라도 할 수 있을지 고민일 것 같아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서라도 일이 되게 만들 수 있지만 본래 티가 잘 나지는 않는 경향이 있는 '소프트 스킬'의 신봉자인 저 역시 그렇고요.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두고 어떤 이유로든 전전긍긍 중인 분들에게, 이 책이 단전부터 차오르는 힘을 드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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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LINKEDIN 경력 중 일부입니다.
서울에 있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서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Amazon)으로. wo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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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뒷 이야기 i : 아마존으로 이직 할 꿈조차 꿔본 적이 없는 독자로서
저는 이 책을 지난 달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먼저 구매했는데요. 펀딩이 465%로 달성된 후, 이 책을 펴낸 출판사로부터 광고제안을 받게 되어 조금 감개무량 했습니다. 펀딩 특전으로는 염지원 작가가 2022년 3월 부로 아마존 본사에 취업하게 된 비법이 담긴 후원자 특전 파일(PDF)을 제공받았는데요. 그 문서는 '아마존 본사에 간 문과 여자 되기 튜토리얼'처럼 심하게 본격적이었지만, 이 책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비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체득해서 알려주는 'HOW TO'에는 그것만이 가진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광고 뒷 이야기 ii : 1인 출판사의 독자로서
혼자서 모든 걸 다하는 1인 출판사 문희언 대표가 펴낸 《앞으로의 1인 출판사》(2018, 여름의 숲)라는 책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의 태도를 1인 출판사들을 응원하는 것으로 정했어요. "1인 출판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타인과 소통하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나의 돈과 노력을 들여서. 그러니 수지가 맞을 수가 없다."(p.104-105) 오늘의 이벤트 도서를 펴낸 모로 역시 1인 출판사인데요. 앞으로 모로에서 펴낼 책들도 저와 함께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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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는 '모로'에서 소정의 지원금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3/30(수) 자정까지 응모해주신 분들 중 총 10분께 1부씩 증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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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5(금)에는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공개 됩니다.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드라마화 한 작품으로, 원작 소설의 대략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호를 읽어보세요. (8부작, 에피소드당 50분 내외)
•💃 3/31(목)에는 케이팝 대표 걸그룹들의 글로벌 동시 컴백 전쟁 엠넷 <퀸덤 2>가 방영 됩니다. 우주최고리더 태연과 코미디언 이용진의 진행 하에, 브레이브걸스, VIVIZ, 우주소녀, 이달의 소녀, 케플러, 효린 총 6팀이 경연에 참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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