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3 - 2022.06.21 / 상반기 콘텐츠 결산의 시즌이 돌아오고 있는데요.. 왜 벌써 6월말..
• 6/13(월) 요즘 것들의 사생활 '유튜브보다 현실적인 내 콘텐츠로 먹고사는 법 with #양다솔작가'를 보고, 영혼의 노숙자 '우리 수다나 한번 떨어볼까요? (feat. 이다혜 & 최지은)'를 들었습니다.
• 6/14(화) 정지돈 장편소설 《…스크롤!》을 읽고, 서인국 싱글 [LOVE&LOVE]를 들었습니다.
• 6/15(수) 방탄소년단 '찐 방탄회식 #2022BTSFESTA'를 보고, 드리핀 2번째 싱글 앨범 [Villain : ZERO]를 들었습니다.
• 6/16(목) 시스터후드 '시스터 이슈 파이터: 2022년 6월호'와 여둘톡 '좋은 대화란 어떤 것일까?'를 듣고, 넉살, 까데호 EP [당신께]를 들었습니다.
• 6/17(금) 일기떨기 '분투하는 나날, 일기떨기라는 연습장'과 '순간의 순간에 일기떨기가 있어'를 들었습니다.
• 6/18(토)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 6/19(일) 비혼세 '제 6회 망한 연애 올림피아드 with 마포만두작가, 캥작가'를 들었습니다.
• 6/20(월) 엘리슨 벡델 그래픽 노블 《펀 홈:가족 희비극》을 읽고, 이달의 소녀 여름 스페셜 미니 앨범 [Flip That]과 케플러 미니 2집 [DOUBLAST]와 강다니엘, 아이브 안유진의 게토레이 캠페인송 'Move Like This (Feat. 김연아)'를 듣고, 이달의 소녀 'Flip That' MV를 보았습니다.
• 6/21(화) 에스파 'ep2. Next Level’ – SM Culture Universe'를 보고, 영재 미니 2집 [SUGAR]와 우아! 미니 1집 [JOY]와 NCT DREAM '버퍼링(Glitch Mode)' iScreaM 리믹스 버전을 들었습니다.
*지난 10일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은 한 호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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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랑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민음사) : '왓챠'의 네임드 유저이자, 트위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윤아랑 비평가가 영화, 소설, 예능 프로그램, 웹툰 등 동시대의 문화와 콘텐츠를 다루었습니다. 이 책은 민음사의 인문 총서 '탐구 시리즈'의 라인업 중 하나인데요. '탐구 시리즈'의 기조는 기존의 인문서들이 서양 학자와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에 의존적이었던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동시대 국내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를 엮어내려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해당 시리즈 중 3권이 출간 됐습니다.
•김지선 《내밀 예찬》(한겨레출판) : 언젠가 중고서점에서 현대인이 자주 느끼곤 하는 상태를 "이것은 과도한 징징거림일 수도 있고, 지극히 냉철한 현실 인식일 수도 있다.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사회가 안내하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묘사했던 서문을 읽고는 크게 공감을 하며 책을 사들고 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내밀 예찬》은, 방금 소개해드린 서문이 포함 된 《우아한 가난의 시대》를 쓴 김지선 작가의 신작 에세이인데요. 이번에는 "내밀한 감정, 내밀한 시간, 내밀한 역사, 내밀한 고백, 내밀한 관계 등"에 언제나 혹한다는 내향인 저자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그레천 메컬러 《인터넷 때문에》(어크로스) : 이 책의 저자인 그레천 매컬러는 밈, 이모지, 문자메시지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 언어를 연구해 온 언어학자 입니다. '20세기 말줄임표와 21세기 이모지의 공통점'(3부), ':)의 시작'(4부), '이메일과 Dear의 종말'(5부) 등 눈에 띄는 소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 이모지, 이모티콘, 밈까지 걸친 인터넷 언어의 진화사를 두루 살펴봅니다.
•서귤 《디 아이돌》(위즈덤하우스) : 최애가 사고를 치는 소설 《최애, 타오르다》, 팬들이 최애를 납치하는 소설 《성소년》을 지나, 이번에는 《디 아이돌》인 것 같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연재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소설은 국민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 중 연습생이 갑작스럽게 사망한다는 설정에서 시작되는데요.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권을 가진 국민, 순위 조작하는 PD까지, 끝까지 읽는 내내 소설 바깥의 디테일한 현실고증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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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나서 비하인드가 더 듣고 싶어서 크고 작은 규모의 북토크에 가볼 때가 있습니다. 보통 북토크를 끝나고는 줄을 서서 사인을 받게 되는데요.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해당하는 면지에, 독자인 저의 이름, 작가의 사인, 독자와 작가가 마주한 오늘의 날짜, 작가의 이름이 순차적으로 쓰여집니다. 저는 대개 한 두문장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사인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술에 관한 에세이를 쓴 작가님으로부터는 "항상 신나고 호쾌한 일들 가득하시길! 술 만세!" 라는 사인을, 열정적 덕질과 그 후의 일상에 관한 에세이를 쓴 작가님으로부터는 "라이트 덕후들의 길잡이가 되어주세요!" 라는 사인을 받아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OTT에 관한 에세이를 쓴 작가님에게 사인을 받았는데, 거기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계속 이야기해나가는 우리의 용기!"
그 날 북토크가 열렸던 책방을 빠져나오면서 이야기와 저의 운명 같은 것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내가 계속 이야기해나가는 사람인가?'라는 물음은 나에게 이야기는 얼마나 중요한가?, 나는 이야기 없이도 살 수 있나? 같은 질문들로 이어졌고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야기 전문가의 책을 만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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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SA CRON twitter
오늘 소개 할 책의 저자 '리사 크론'이 걸어온 길은 꽤나 일관적입니다. 출판사의 문학 에디터, 문학 에이전시에서의 출판 에이전트, TV 프로그램의 스토리 에디터 및 선임 프로듀서,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각색을 돕는 스토리 컨설턴트까지요. 국내 독자로서는 생소한 직함들의 연속이지만,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스스로를 '스토리 코치'로서 소개 합니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 따르면, 리사 크론은 자신이 해 온 일들을 다음과 같이 정의 합니다. "원고, 시나리오, 회고록을 읽고, 그것들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봅니다.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왜 없는지를 알아내는 게 저의 일이에요."
어떤 글을 들고 가든 사정없이 털어줄 것 같은 리사 크론은, 《스토리만이 살길》에서 콘텐츠 전쟁에서 승리하는 27가지의 스토리 법칙을 알려줍니다. 모두가 내 말 좀 들어보라거나, 내 말이 맞다고 말하는 문자 그대로 전쟁 같은 상황에서, 내가 말 한 마디를 더 얹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할 때 내가 이렇게 뚜렷한 전략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도 되는 건가? (혹은 내면화 된 전략이 있는데 그게 뭔지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전문가가 말하는 27가지의 법칙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그 중 저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읽혔던 두가지 포인트를 나누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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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가 가진 관점으로 본다.
이 법칙은 언뜻 보아서는 하나마나 한 소리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따르면,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는 오랜 인류의 진화 과정 속에서 변화를 요구 받을 때 그것을 위협이라고 느꼈던 고유의 '항상성' 때문이기도, 인간의 뇌가 인지한 사실을 분류하는 방식 때문이기도 해요. 그러니,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용한 지식이 상대방의 필요와 만나는 접점을 찾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누구를 향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요.
"우리의 청중이 '아닌' 사람은 다음과 같다. 1. 나 자신 2. 세상 모든 사람"
-리사 크론 《스토리만이 살길》, p.161
리사 크론이 말하는 '스토리의 청중'이 누구인가는 말을 듣는 사람, 글을 읽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두루 적용 됩니다. 소설과 회고록을 꾸준히 펴내고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 온 대니 샤피로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짚고 있어요.
"우리는 누구를 위해서 쓸까? 친구나 적, 아니면 전 애인? 가족? 넓은 독자층? 자기 자신? 글을 쓸 때 머릿속에 사람이 많을수록 글을 완성할 수가 없어진다." -대니 샤피로 《계속 쓰기》(2022,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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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은 스토리가 아니다.
두 번째 포인트도 일견 당연한 듯 하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지점을 다시 한 번 짚어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막연하고 밋밋하면서 묘하게 난해해서는 안 되고, 그 대신 사소해보이는 디테일을 살려서 스토리 속 세계를 청중의 눈 앞에 그릴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게 그럴 듯 해보이는 하나의 문장에 들어있을 수는 없는 것이죠. 진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요약버전으로만 전할 수는 없는 이치입니다. 비슷한 화두를 인문학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인문학자, 비평가로 활약하는 양자오가 던진 적이 있어요.
"압축된 정보로 인한 잘못된 선택을 줄이고 싶다면, 이야기에 관한 호기심을 회복하고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다른 사람이 준비한 단순한 결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말고 언제나 한 번 더 물어야 한다. "여기에도 전후맥락이 있겠지? 이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양자오 《이야기하는 법》(2019,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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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만이 살길》
부키ㅣ리사 크론 지음ㅣ홍한결 옮김
어느 날엔가 북토크에 다녀오면서 스스로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빠르게 나왔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야기'는 중요하고 전부에 가깝습니다. 특히,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으로서 그렇습니다. 가끔가다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는 익명의 표정까지 신경쓰게 되는 순간들도 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때의 쾌감이 전자를 압도하기도 합니다.
《스토리만이 살길》은 청중, 관객, 독자, 구독자를 상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실용서이며, 실제로 콘텐츠 전문가들 다수의 추천사가 더해졌습니다. 하지만, 콘텐츠로 먹고 사는 업계인이 아니어도 참고 삼을 내용이 가득합니다. 연사의 자리에 서게 되는 일이 손에 꼽더라도, 나만의 콘텐츠를 구독자를 위해 꾸준한 주기로 만들지 않더라도, 오늘도 블로그의 서로 이웃과 SNS의 팔로워가 여러분의 스토리를 궁금해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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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RLIEPUTH, AESPA_OFFICIAL, TWICETAGRAM, LOTTE ENT, CJ ENM
•6/22(수) 오늘 톰 크루즈 주연의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탑건: 매버릭>이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1986년의 <탑건> 이후 무려 36년 만에 나온 후속작인데요. 지난 20일에는 출연 배우들이 방한 후, 제 2 롯데타워 전망대의 스카이브리지를 체험하는 (알 수 없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하네요. (러닝타임 130분)
•같은 날인 6/24(금)에는 나연의 솔로 데뷔 앨범 [IM NAYEON]이 공개 됩니다. 2015년에 데뷔한 트와이스 멤버 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앨범 입니다. 또한, 2022 코첼라 무대에서 선공개 되었던 에스파의 'Life’s Too Short'의 음원도 같은 날 공개 됩니다.
•6/29(수)에는 탕웨이, 박해일 주연의 서스펜스 멜로 영화 <헤어질 결심>이 극장에서 개봉합니다. 이 영화는 지난 달, 박찬욱 감독이 제 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소식과 코미디언 김신영 씨가 극 중 '해준'(박해일)의 후배 형사 '연수'로 캐스팅 된 소식으로 연이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드디어 개봉박두 입니다. (러닝타임 138분)
•제 1회 청룡 시리즈 어워즈의 개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 TV+, 왓챠, 웨이브, 카카오 TV, KT시즌, 쿠팡, 티빙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 간 공개 된 영상 시리즈 콘텐츠를 총결산하는 국내 최초의 시상식이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이 레터를 보내드리는 6월 22일 오후 기준으로는 공식 시상식 사이트가 일시적인 오류로 접속 불가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즐겨 본 OTT 작품과 출연 배우를 투표할 수 있는 페이지가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7/19 개최 예정인 '청룡 시리즈 어워즈'를 기억해두셨다가 한 번 즈음 생각나실 때 공식 사이트에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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