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 이어서, 6장 키워드는 책 전체에서 약간 튀는 편인데요. #HowtoMakeMoney(하우 투 메이크 머니) 입니다. 콘텐츠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말하고 있어요. 이 챕터는 공저자 중 인기 틱톡커인 듀자매님이 전담을 해서 쓴 파트로 보입니다. 다른 챕터들과 달리, 콘텐츠 소비자의 입장보다는 뭐가 됐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금 더 집중해서 보게 될 파트였던 것 같아요. 저자 분이 틱톡을 주로 운영 하고 있기 때문에 틱톡 얘기를 아주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저희는 뉴스레터 얘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뉴스레터로 돈 버는 게 가능해?" 라는 질문이 주어진다면 일단 그런 사례가 있죠.
찬비 미국에서 뉴스레터의 부흥을 가져온 ‘서브스택'이라는 플랫폼이 있어요. 이 플랫폼에서는 기자들이나 글을 쓰는 사람들 입장에서 90%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요. 저자 중 상위 10명은 연간 2천만 달러 이상(우리나라 돈으로 24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구독을 해보니 '나는 무료만 할게' 아니면 단계 별로 '나는 이만큼 구독할게' 식으로 정하는 게 편리하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글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유/무료 뉴스레터를 발행하기가 쉽게 되는 거죠.
ㅎㅇ 예전에는 외서를 쓰는 작가들의 저자 소개란을 보면, 본인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주소를 남겨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서브스택 안내를 해놓는 경우가 종종 보여요. 저도 몇 가지를 구독 중입니다. 그런데, 외국 뉴스레터와 국내 뉴스레터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요. 정말 외국 뉴스레터들은 텍스트가 많아요. 이미지가 적고요. 말하자면 디자인이 없어요.
찬비 맞아요. 특히 서브스택이 굉장히 텍스트 위주인 느낌이 들어요.
ㅎㅇ 정말 콘텐츠에만 집중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국내 독자들이 디자인과 UI/UX를 굉장히 세심하게 보는 걸로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신경 쓸 것이 하나가 더 많달까요.
찬비 저희도 모바일로 봤을 때 뉴스레터가 어떻게 보여질지를 신경 쓰는 편이고요. 이미지가 적당히 들어가야하고, 줄 간격을 맞춰야 하는 거죠. 아무래도 그게 가독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계속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ㅎㅇ 아주 성공한 해외 사례로 서브스택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국내에서도 <어거스트>랑 <콘텐츠 로그>가 이용 중인 '스티비'라는 이메일 솔루션에서 얼마 전부터 유료 구독 기능을 추가 했다고 하죠. 어제 설날을 맞이해서 스티비 측에서 전체 메일을 보내준 걸 마침 읽었는데요. 지난 해 유료 구독 기능의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놀랄만한 수익을 내는 개인 뉴스레터 크리에이터"가 있었다고도 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이야기해온 것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라는 지점을 시사했던 것 같아요.
찬비 썸원의 <SUMMARY&EDIT>이라는 뉴스레터도 유료 멤버십 인원이 큰 걸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해외 비즈 뉴스레터 <커피팟>도 최근에 스티비에서 투자를 유치했고요.**
* 2021 스티비 되돌아보기 (스티비, 2022.01.28)
**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스티비’, 비즈니스 뉴스레터 ‘커피팟’에 투자 (플래텀, 2022.01.12)
ㅎㅇ 아 맞아요. 그 뉴스 보는데 기쁘더라고요. 투자 유치 축하드립니다.
찬비 부럽습니다.
ㅎㅇ 아무튼, 뉴스레터 씬이 커지는 건 너무 좋은 일이죠. 갑자기 저희가 작년에 팟캐스트 광고에 직간접적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다는 게 떠오르네요.
찬비 이 역시 스티비의 은혜로….
ㅎㅇ 네, 스티비의 은혜로 다른 팟캐스트들에 짧은 광고를 실었던 적이 있었어요. 부디 전환율이 높았기를 바라며…. 그런데 제가 종종 이야기 하지만, 뉴스레터는 텍스트로 독자들을 만나는 건데요. 기존 구독자분들에 한해서 보내는 사람의 목소리나 오디오를 과연 궁금해하실까? 라는 물음표는 항상 있어요. 사실은 끝까지 글로만 만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찬비 글로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오디오까지 있으면 좋겠다는 수요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어거스트>도 그런 제의를 독자 분께 받기도 했었고요. 영상보다는, 오디오와 텍스트가 조금 더 가까운 느낌이니까요.
ㅎㅇ 그렇네요. 저는 6장을 읽으면서 찬비 님과 꼭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었던 게 있어요. 저는 오늘 청취자 분들께 찬비 에디터 님이라고 소개 해드렸고, 저 같은 경우는 저를 처음 소개할 일이 있을 때 발행인이라고 하고 있어요. 근데 이 책에서는 "당신들은 모두 크리에이터다!" 라는 거죠. 일단 저는 단 한 번도 저를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한 적은 없거든요. 이 말이 잘 안 붙는 이유는 '내가 만드는 콘텐츠로 돈을 벌고 있음'을 표현하는 단어 같아서예요. 혹시 스스로를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할 수 있는지 혹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왜 그런지 궁금해지네요.
찬비 저도 크리에이터보다는 에디터가 훨씬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ㅎㅇ 마음이 편해야 되니까 크리에이터는 안 된다. (웃음) 근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서 말하는 본질이, 중간 매개자나 플랫폼이 하는 일들을 실제로 한 사람이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라고 불러도 된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저희로 예를 들자면, 소재를 마련 하고, 기획 하고, 원고 쓰고 등등 최종 발행 버튼 누를 때까지 어쨌든 우리가 다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크리에이터이기는 한데, 그래도 어색하죠.
찬비 네, 어색합니다.
ㅎㅇ 여기에는 이미 있는 정보를 취합하고 가공하는 걸 콘텐츠로 보느냐 아니냐의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의 추세로는 취합과 가공도 콘텐츠로 인정이 되는 것 같달까요. 그런 능력이 모두에게 있어 중요하다고 이야기가 되고 있기도 하고요
찬비 제가 크리에이터라는 말에서 받는 인상은 0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점인데요. 하지만, 말씀하셨듯 저희는 이미 있는 정보를 조합하고 거기에 조금의 내 생각을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보니 '어? 내가 하는 일이 0에서 시작하는 건 아닌데?' 싶기도 하고요.
ㅎㅇ 근데 아마 이런 일들이 창작으로 인정이 되는 이유는 너무나 날 것의 정보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누군가가 그걸 보기 좋게 하는 역할을 해야 되는 건 맞고요. 그런 점에서는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러니까 잘 모르겠네요. 저희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