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 2022.06.1 / 듣똑라 'MV 해석해주는 토끼 김일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 5/20(금)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를 읽었습니다.
• 5/21(토) 휴일을 보냈습니다.
• 5/22(일) 김일오 '가사해석: 원래 제목은 '널 위해 죽을게'였던 NCT DREAM의 고래(DIVE INTO YOU)'를 보았습니다.
• 5/23(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를 보고, 듣똑라 'K팝 아티스트까지 반한 뮤비 해석해주는 토끼 김일오'와 비혼세 '[약스포] 닥터스트레인지와 팟캐스트 멀티버스 with 셀럽맷'을 듣고, 갓세븐 미니 12집 [GOT7]과 보아 셀프커버 프로젝트 앨범 [The Greatest]를 들었습니다.
• 5/24(화) 카카오TV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다 보고, 백예린 디지털싱글 [물고기]와 강다니엘 정규 1집 [The Story]를 들었습니다.
• 5/25(수) 에피톤 프로젝트 EP 4집 [기착寄着]을 듣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송가인 '나는 나만의 것' 커버 무대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Opening Sequence' 안무연습영상을 보았습니다.
• 5/26(목) 대니 샤피로 《계속쓰기》를 읽고, 빛과 소금 정규 6집 [Here we go]와 이수영 정규 10집 [SORY]를 들었습니다.
• 5/27(금) 세븐틴 정규 4집 [Face the sun]과 퀸덤2 [FINAL 신곡대결]을 듣고, 크랩 '아이즈원 라비앙로즈, 아이브 love dive 등 레전드 케이팝 안무 만든 안무가 채다솜 만나봄'을 보고, 비혼세 '[실화] 작사가 김이나님이 비혼세에 오셨습니다. with 김이나'와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 '이승한의 텔레라마: <서울체크인> 이효리, 김태호 그리고 OTT 시대 예능 동향'을 들었습니다.
• 5/28(토) 뮤지컬 <데스노트>를 보고, 수란 싱글곡 'Darling'을 듣고, 일기떨기 '독립의 맛'과 '나는, 나에 대한 책임이 있다'를 듣고, 보아 'The Greatest' MV를 보았습니다.
• 5/29(일) 오지은 《마음이 하는 일》을 읽고, 문명특급 '[단독] 송강호 박찬욱 칸 영화제 수상 현장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반응ㄷㄷ'을 보고, 책읽아웃 '어떤책임: 오늘 소개하는 책, 무조건 완독합니다'와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 '장영철, 전숙희의 건축의 재발견: 시네필을 위한 건축 가이드 1. 서사를 담아내는 공간 <드라이브 마이 카> <히로시마 내 사랑> <동경 이야기> <콜럼버스>'를 듣고, 영화 <아메리칸 레볼루셔너리: 디 이볼루션 오브 그레이스 리 보그스>를 보았습니다.
• 5/30(월)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다 보고, 아이유의 팔레트 '세븐틴이에유는 일촌이에유'을 보고, 문수진 EP 1집 [Lucky Charms!]와 빅베이비드라이버 미니 2집 [Remainder]와 NCT DREAM 정규 2집 리패키지 [Beatbox]를 듣고, 'Beatbox' MV를 보고, 영혼의 노숙자 '계간 오지은: 마음이 하는 일'을 들었습니다.
• 5/31(화) 딩고뮤직 '세븐틴의 킬링보이스를 라이브로!'와 세븐틴 '울고 싶지 않아'를 비롯한 역대 안무연습영상을 보고, 김제형 신곡 '후라보노'를 들었습니다.
• 6/1(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서울체크인>을 보기 시작했고, 배우언니 '헤어질결심·브로커·헌트 승자는…폐막D-1 칸영화제 현장특집'을 듣고, 에스파 미니 2집 선공개곡 '도깨비불'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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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생산하는 소비자의 태도
•올 해 초, 레드벨벳 'Feel my rhythm'의 컴백을 맞이하면서 '내 인생... 히에로니무스의 쾌락의 정원 세계관까지 공부해야 한다니...' 싶어서 막막했습니다. 레드벨벳의 MV 속에 한 눈에 봐서는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상징들이 숨어 있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제가 모르고 또 모르는 명화들에서 모티프를 가져왔기 때문이죠.
•그 때, 요긴한 도움을 받았던 영상이 유튜버 김일오의 '당신이 Feel My Rhythm 뮤비를 100% 즐길 수 있는 방법' 편 입니다. 이 영상은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아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기획사 측의 공식 해석을 그대로 옮겨온 것은 아니었어요. 계정주 입장에서의 해석이 담긴 것이고, 구독자들 또한 댓글로 자신들의 해석을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NCT 127 앨범 [Sticker]의 수록곡들을 3가지 테마에 맞게 짧게 리뷰하는 영상 또한 좋았습니다. 마치 자판기에 상품이 입고 된 것처럼, 3가지 맛 분류에 따라 수록곡들을 감상해볼 수 있게 하는 다음 영상 링크를 배치 한 레이아웃도 인상적이었고요.
•요즘 저는 '덕후 → 전문가'의 화살표가 성립할 수 있는가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덕후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요원하게 느껴진달까요. '덕업일치'가 된 덕후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 있음에도 '전문가'로 불리기는 어려운 것 같거든요.
•듣똑라 인터뷰에 출연한 유튜버 김일오는 케이팝 팬들을 지칭하면서 '전문가와 다름 없는 팬'이라는 설명 대신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말하자면, 어떤 덕후들은 '생산하는 소비자'가 된다는 것이죠. 그들은 자신이 모은 방대한 떡밥에 근거해서, 어떤 컨셉에, 어떤 가사에, 어떤 뮤직비디오에 의미를 부여 합니다. 사람들은 '이것 좀 해석해줄 분'을 찾게 되고, 개인의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순간은 계속 누적 됩니다.
•이 인터뷰에서 김일오는 평균 3분짜리 MV 한 편을 해석하기 위해, MV의 주인공인 뮤지션에 대한 정보를 많은 시간을 들여서 수집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자체 컨텐츠는 물론이고, 해당 뮤지션을 둘러싼 대중의 반응과 팬의 바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MV 해석에 녹여내는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김일오의 말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졌던 지점은, 그가 어떤 작품을 바라볼 때 작품과 창작자를 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작품을 작품 자체로만 바라보고자 하기에, 그 외의 것에는 눈을 감습니다. '작품과 창작자를 함께 두고 바라보는 것'은 그가 소비자로서 취하는 의도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김일오는 이 과정에서, 창작자의 사고방식과 삶을 쉽게 단언하지 않는 게 중요한 태도라는 것도 함께 짚어줍니다.
•저 역시 생산하는 소비자로서 그런 관점과 태도를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그게 너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요. 어려운 걸 분명하게 말하는 인터뷰라서 좋았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MV 세 편을 소개합니다.
1. 소녀시대 - 'All Night' (Documentary Ver.) (2017) : 이 곡은 소녀시대 멤버들이 약 10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2017년을 기점으로, 소녀시대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답하는 인터뷰와 기존의 MV 시나리오가 교차하는 버전입니다. 그래서, 러닝타임도 7분 47초로 긴 편이에요. 마침, 5년만에 소녀시대의 완전체 컴백 소식이 들려와서 보고 또 보았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2. f(x) - '4 Walls' (2015) : 'MV 해석 콘텐츠'를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대표적인 MV 하나입니다. 보이는대로만 적어보면, f(x) 멤버들의 움직임이 컵 속의 물, 바닥의 물, 연못의 물, 욕조의 물로 전환될 때마다 계속해서 연결 됩니다. 이들이 사실은 다 같은 사람인지,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여러분 나름대로 MV를 해석해보시고 싶어질 거예요. 물론, 상징과 비유를 하나하나 해석하지 않더라도, 곡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영상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한 편 입니다.
3. TXT - '날씨를 잃어버렸어' (2020) : 이 MV에는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한 TXT 멤버들의 모습과, 아마도 ZOOM처럼 보이는 화상통화 내 5분할 스크린이 등장합니다. 이 MV의 연출을 보면서, '과연, Z세대 아이돌답잖아!' 싶었는데요. "날씨를 잃어버린 우리 시계는 겨울에 멈춰 있어"라는 가사는 개학을 기다리는 학원물의 주인공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MV를 보고 있으면, 코로나를 지나고 맞이할 봄날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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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사내 동호회라는 판타지에 대하여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종영했습니다. 저는 경기도민의 심금을 울리는 염창희-염기정 남매의 대사를 들었던 날부터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곧 이어, 염미정이 '추앙'이라는 우리말을 쓰기 시작했고, 구씨는 밭두렁을 넘어 높이뛰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인물이 높이 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식으로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가 끝날 거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총 16부작 중 4화까지의 이야기 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드라마에요?
•이 드라마를 주요 대사인 "날 추앙해요"ㅡ"나 너 진짜 좋아했다"로 나누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염미정이 다니는 회사의 사내 행복지원센터 소속인 소향기 팀장이 해방클럽에 가입하는 날(12화)을 기점으로 이 드라마를 둘로 쪼개고 싶습니다.
•소향기 팀장은 동호회를 할 마음이 없다는 직원 셋에게 지속적으로 동호회를 권하는 사내인력 입니다. 마음이 없는 어른들로 하여금 뭔가를 하라고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만큼 진이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그 와중에 염미정의 말 한마디로 시작된 '해방클럽'은 진짜로 만들어졌고, 회원들의 '해방일지'도 진짜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이 뭘 하는 곳인지, 무엇에서 해방되어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인지 의례적으로 언어화를 해야만 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해방클럽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사람과 설명을 종용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의 고충이 더 클까요. 물론, 소향기 팀장은 언제나 웃고 있고, 주어진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12화가 되어서야 그가 왜 언제나 웃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나의 해방일지>를 보기 전까지는, 사내 동호회 같은 걸 떠올리면 어쩐지 비릿한 맛이 났습니다. 언제나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쪽이었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신규회원을 받을 만큼 탄탄해진 '해방클럽'의 모습, 강령과 부칙을 공유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들의 모습, 마지막화에서 와인을 나눠마시며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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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송 《차녀 힙합》(문학동네) : "우리집은 '딸부자'다. 나는 3녀 1남 중 둘째 딸이고, 1988년생이며, 아버지는 경상도 장남이다." 프롤로그의 첫 문장을 읽는동안 눈 앞에 그려지는 집안 풍경은 저마다 다를 것입니다. 천계영의 '언플러그드보이'를 너무 좋아한 탓에 중학생 때부터 허리 사이즈 32에 달하는 바지를 입다가, 네 살 터울의 남동생에게 평화롭게 물려주었던 저같은 1녀 1남 집안의 장녀만 그릴 수 있는 그림이 있는 거겠죠.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과도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성장한 'K-장녀'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듣고 있다가,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K-차녀' 입니다. "차녀 힙합은 이러한 가족 역학 관계와 사회적 맥락을 둘째 딸의 위치에서 바라본 이야기다."(p.13)
*차녀 유니버스의 시초인 '억울하면 먼저 태어나지 그랬냐! 차녀힙합'(비혼세, 2020.08)과 별책부록 같은 '집안 내 순서는 밀릴지라도, 나는 나를 최우선으로 챙기겠습니다'(밀림의 왕, 2022.02)을 먼저 들어보세요.
•김홍, 서이제, 손원평, 이서수, 임선우, 장진영, 장희원, 한정연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은행나무) : 온오프라인에서 마주하는 관종에게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가와는 별개로, 관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읽는 일은 늘 재미있습니다. 지난 해,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임홍택의 《관종의 조건》(2020, 웨일북)에서는, 모두가 "많관부"를 외치는 오늘날을 개인의 매력이 자본이 될 수 있는 시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소 부정적 뉘앙스를 가지고 있던 '관종'도 재정의 될 수 있다고 말해요. 이번에 나온 소설집 《관종이란 말이 좀 그렇죠》는 '관종'을 키워드로 두고 소설가 8인이 함께 쓴 테마 소설집입니다. 주변의 인물들이 얼마나 고증되어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사와다 도모히로 《마이너리티 디자인》(다다서재) :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던 사와다 도모히로는, 삶이 '끝났다'고 느껴지는 위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일을 해나갑니다. 그는 "못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대신 사회를 더 좋게 바꾸면 된다. 그 해법이 마이너리티 디자인이었다."고 말하는데요. 시각장애인인 아들을 두었다는 약점이 어떻게 카피를 쓰는 자신의 강점과 조합될 수 있었을까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서면으로 나눈 저자와의 인터뷰 전문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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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금)부터는 서현진·황인엽 주연의 미스터리 법정물 SBS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가, 6/4(토)부터는 염정아·전소민·김재화 주연의 범죄물이자 여성케이퍼물인 JTBC 드라마 <클리닝업>이 방영 됩니다.
•6/8(수)에는 영화 <브로커>가 극장 개봉 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고, 제 75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를 비롯한,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이 출연 합니다. 칸 현지에서 <브로커>를 보자마자 두 영화기자가 감상을 전하는 배우 언니 '칸영화제 현장특집' 편에서는, 이 영화가 베이비박스에서 출발하는 이야기임에도 "이 모든 소동에서 아이가 제외되어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는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6/8(수)에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미즈 마블>이 공개 됩니다. '캡틴 마블'의 열렬한 팬인 16세 소녀 '카밀라'(이만 벨라니)가 MCU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갈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6부작, 에피소드당 러닝타임 45분 내외)
•6/10(금)에는 방탄소년단 신보 [Proof]가 발표 됩니다. 이번 앨범은 방탄소년단의 2013년 데뷔 이후 역대 발표곡과 신곡을 함께 담은 앤솔로지 형식이자, 3CD로 구성 됩니다. 멤버 7인이 각자 꼽은 노래가 2곡씩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노래를 꼽은 이유를 설명하는 짧은 클립 영상이 순차적으로 공개 되었는데요. 앨범에 실리는 곡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작곡가 정바비가 공동 참여한 곡('fliter')의 수록이 예정 되면서, 팬덤 일부로부터 불만을 사기도 했습니다.
•6/2(목)~6/6(월)에는 제 10회 무주산골영화제가 개최됩니다.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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