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4 - 2021.10.31 / 자우림 '영원한 사랑', 문명특급 홍밍키 PD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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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는 매주 화요일 저녁에 스트리밍 사이트 VIBE에서 선곡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케이팝을 했어'라는 제목의 방(파티룸)을 개설하고, 10곡 내외의 음악을 틀고, 중간중간 설명을 덧붙입니다. 지인들의 모임에서나 차의 조수석에서나 우리가 헤어질 때까지 내내 '선곡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끔찍한 상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제게 화요일 저녁은 그런 상황이 앞으로 계속된다고 해도, 그마저 퉁치고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보상심리가 충족되는 시간입니다. 녹음 스튜디오에 갈 필요 없이 제 방에서 마이크 볼륨과 재생되는 음원의 볼륨을 각각 조절해가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선곡이 마음에 들었다는 의미로 청취하시는 분들로부터 실시간으로 표류하는 이모지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타인의 관심이 화폐가치를 지니는 세계를 분석한 정연욱 저자의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까지'라는 책을 읽은 직후에 이모지를 보니 마음이 복잡해지는 게 사실입니다만.
어제는 자우림 정규 11집 [영원한 사랑]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을 첫 곡으로 골랐습니다. 문득 10-20년 전에는 대중과의 시절인연이 맞지 않았을 뿐 지금 들어도 과연 세련된 음악을 선보였던 뮤지션이 아니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현역인 뮤지션의 노래'를 고른 게 처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새삼스럽지만, 그들은 1997년에 데뷔한 팀입니다.
좋은 것도 시큰둥한 것도 '그냥'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호오의 문제에 대해서는 늘 적극적으로 이유를 밝힙니다. 말이 길어지고 있다면 그건 당신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실은 제 안의 모호한 감상을 변론하고자 이것저것 근거자료를 덧붙이기 때문일 테고요. 그런 저 같은 사람에게 있어 자우림의 [영원한 사랑]은 중언부언해지기가 쉬운 음악처럼 느껴집니다. 만일 열두 명의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 앨범을 함께 들을 기회가 있다면, 가장 마음에 드는 곡으로는 모두가 다른 곡을 고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도 유창하지 않게, 점멸하듯 이어지는 감탄사를 주고받겠죠. 이 앨범에 수록된 열두 곡 중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하시는지 언젠가 꼭 알려주세요.
© interpark / JAU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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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특급 홍밍키 PD님의 브런치 매거진 [엔딩 크레딧]은 콘텐츠의 제작을 총괄하는 관리자의 시선과, 언제나 실무의 자리를 지키는 실무자의 에너지가 동시에 느껴져서 좋아하는 글들입니다. 시니어급으로 갈수록 전체 프로젝트 중 그럴듯한 순간만 취사 선택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외부의 시선을 빌려서 조명되고, 주니어로 향할수록 지치지도 않고 성실하게 일을 회고하고 정리합니다. 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연차가 쌓인 사람들이 직접 쓰거나 말하는 일 이야기가 귀한 건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드물거든요.
"겉으로 드러난 성과는 가장 좋지만 내 심정은 가장 무거운 시기다. (…) 팀원들이 시간과 노동력을 갈아 넣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자명한 성과와 셀프 칭찬으로 팀원들의 생고생을 퉁칠 수는 없는 일이다."
-'문명인 160 명 돌파! 칭찬은 셀프', 홍밍키
11월 26일 자로 올라 온 포스팅의 제목은 '문명인 160 명 돌파! 칭찬은 셀프'였어요. '스트릿우먼파이터' 인터뷰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게 된 이후의 글에서 저는 위 구절에 밑줄을 쳐두었습니다.
© 홍밍키 b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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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 책수선,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위즈덤하우스) : 가급적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어두고 외출하는 분들이라면, 커피를 쏟거나 핸드크림이 터지거나 빗물이 들이치는 등의 이유로 책장이 마구 우는 걸 본 적이 있으셨을 거예요. 그 외에도 책은 각종 이유로 찢어지고, 뜯어지고, 빛이 바랩니다. 8년째 책을 수선하고 있는 저자가 장인의 영역에 가까워 보이는 책수선이라는 일, 눈앞에 놓인 책, 그리고 그를 찾아온 의뢰인의 이야기가 다정한 모양의 삼각형 모양으로 그려져있는 듯합니다.
•황선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책읽는수요일) : 이 책의 부제는 '목숨 걸지도 때려치우지도 않고,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입니다. 묵묵히 일을 해나가기보다는 극단적인 선택지 중 하나를 공들여 고르는 게 더 나은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곤 합니다. 그건 다름 아닌 현실도피 일텐데도요. 인터뷰집 [멋있으면 다 언니]를 엮은 황선우 작가의 첫 에세이가 가장 궁금해졌던 이유는 부제의 뒷부분 때문입니다. 모두가 크게 이야기 하고 있는 '일과 삶 사이'가 아닌,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기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요.
•리베카 실 지음, 박세연 옮김 [솔로 워커](푸른숲) : 한편, 이런 부제도 있습니다. '미치지 않고 혼자 일하는 법'. 이 책을 쓴 리베카 실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아서 저자 소개를 살펴보니 에디터, 프리랜서 작가, 기자, TV 프로그램 진행자,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발히 활동을 이어왔다고 하네요.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이 책에는 여러 가지 조언들이 있지만 그 중 2장의 '프리랜서의 혼밥 노하우',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었어요"라는 말 듣는 법' 등의 목차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박미소, [취한 날도 이유는 있어서](반비) : 알코올 중독자 당사자가 쓴 이 에세이는, 비슷한 문제를 다룬 내밀한 논픽션들이 그동안 많았던 데에 반해 국내 여성 저자가 집필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책입니다.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알코올을 포함한 '중독'이라는 문제의 문화적 맥락, 과학, 사회학을 두루 살피고 있는 책이에요. "대대로 술꾼인 집안 내력이었을까?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매일 술을 달고 살아서인가? 지극히 알코올 친화적인 술 권하는 한국 사회 때문일까? 이곳은 왜 한없이 술에 관대한가?"(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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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금)에는 온앤오프 신보 [Goosebumps]가 발매 됩니다. 온앤오프의 이번 앨범은올 해에만 네 번째로 발표되는 앨범인데요. 팀 활동의 공백기를 최소화 하기 위한 방편으로 멤버 6명 중 5명이 이달 중 동반입대를 결정하였고, 공백 전 마지막으로 나오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뜻 깊습니다.
•☄️ 12/8(수)에는 제니퍼 로렌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메릴 스트립,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 [돈 룩 업]이 개봉합니다. 예고편을 보면 한껏 중후해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먼저 보게 되고 이어서, 이젠 안 해 본 역할이 없는 것 같은 메릴 스트립이 대통령으로 분하는 것을 보게 되어요.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을 발견한 천문학자 동료들이 분투하는 블랙 코미디 영화입니다.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며, 넷플릭스에서는 12/24(금) 공개 됩니다.
•📣 왓챠가 회심의 2021년 마지막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익스클루시브 콘텐츠)는 아니지만, 올 해 극장에서의 상영 기간이 유난히 짧았던 '페어웰', '아네트' 등을 비롯한 영화 위주의 라인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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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기 전에 Closing comment
안녕하세요, ㅎㅇ입니다. 12월 한 달간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과 에피소드 내용의 일부를 발췌해서 보내드리는 레터를 쉬어 갑니다. 대신 오늘은 VIBE의 큐레이터로서 만든 '설렘 가득 심쿵 사랑 케이팝 플레이리스트'를 두고 갑니다. 이렇게 거대한 주제인 '사랑'을 테마로 잡은 이유는 그만큼 숨겨진 케이팝 사랑 노래가 많기 때문입니다. 플레이리스트 속 노래들은 주 단위로 업데이트 됩니다.
+ 곧 공개 될 다음 플레이리스트는 '팀장님을 향한 마음의 소리를 담은 케이팝 플레이리스트'(가제) 입니다. 설렘 가득 심쿵보다 아무래도 훨씬 더 작정해버렸으니...😧 공개되면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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