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새 1월은 아마 더 까말 겁니다. 오은 시인의 시 '1년'에서는 12월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2021 fast-forward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43호의 뉴스레터를 발행했습니다.
•'지난 10일동안 가장 좋았던 것들' 코너에서는 56가지의 콘텐츠를 소개했습니다. 소개한 콘텐츠 포맷으로는 음악(13개), 도서(12개), 영상(10개), 팟캐스트(9개), 드라마(8개), 영화(4개) 순으로, 음악이 가장 많고 영화가 가장 적었습니다.
•'지난 10일동안의 알라딘 보관함 로그' 코너에서는 도서 133권을 소개했습니다.
•서브 레터-믹스테이프 픽션에서는 도서 7권과 음악 23곡을 소개했습니다.
•분기별로 평균 한 편씩 뉴스레터에 선공개하는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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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딜리버리 플랫폼, 연극제작사 등 총 4곳의 광고주와 협업했습니다.
- 89호, 도서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큐레이션 with 다른
- 80호, 뉴스레터 <요기레터> 팀 인터뷰 with 요기요
- 77호, 신간 구간 뽀개기 with 에이플랫
- 76호, 연극 <렁스> 티켓 제휴 with 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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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yearbook
2021.1
발행인의 랜선홈 '콘텐츠로그닷컴'을 오픈했습니다. 뉴스레터 보낼 때 말고 뭐 하는 사람인지 아실 수 있도록요.
2021.3
창간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주년 자축은 <콘텐츠 로그>와 아주 비슷한 시기에 여의도에 문을 연 스시야 아루히에서 했습니다.
2021.4
메인 일러스트를 제작했습니다. 책의 표지, 영화의 포스터, 음반의 커버처럼 뉴스레터를 시각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일러스트레이터 엄주 작가님께 의뢰하여 메인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메인 이미지와 코너명에는 직지폰트의 'J에피소드_플래시백' 연간 이용권을 제공 받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6
뉴스레터 이름을 <#ㅎ_ㅇ>에서 <콘텐츠 로그>로 변경했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소개해주시는 분들께 더이상의 독법상의 혼란을 드리지 않고, 검색의 용이성을 높이면서도, 정체성을 좀 더 분명히 하기 위해 이름을 변경하고, 명함도 팠습니다.
2021.7
구독자 3,000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누적 오픈율 1% 미만의 구독자(aka 휴면 구독자) 200여분을 구독자 리스트에서 삭제처리 했습니다.
2021.8
격주에 한 번씩 서브 레터 '믹스테이프 픽션' 발행을 시작했습니다. 8월에 시작한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의 격주 코너 믹스테이프 픽션 에피소드의 일부를 텍스트 버전으로 편집해 보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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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scriber's essay
3부. 구독자들의 이야기
지난호에서 '올 해 어느 날엔가 보았던 한가지의 콘텐츠에서 출발하는 에세이' 응모를 받아보았는데요. 반가을 님의 '또 한번 드라마 종영을 맞으며'와 여우로운 님의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을 함께 나눕니다.
*이번 이벤트의 경쟁률은 몹시 정직하게도 1:1 이었습니다. 😋 응모해주신 분들 중, 전체공개를 허용해주신 구독자 두 분의 글을 소개합니다. 비공개를 요청하신 분을 포함해 총 세 분께는 이번주중으로 개별 안내 드릴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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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미국 드라마 <슈츠>의 9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이 (한국 지역)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가상의 로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정 드라마이고, 미국에서는 2019년에 종영 되었다. 한국의 다른 영상 서비스에는 진작 올라왔다지만, 나는 넷플릭스만 보고 있었기에 조금 늦게 끝을 맞이했다.
나에게 <슈츠>는 각별한 시리즈였다. 3년 전 나에게 처음 넷플릭스를 소개해준 친구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천해준 작품이었고, 그 덕에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보았으며, 가장 열심히 보았다. 편당 길이도 길고 아는 배우 없이 낯설어서 확 끌리진 않는 첫인상이었지만, 어느 순간 주인공이 친 사기가 들통나지 않길 바라며 이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사실 <슈츠>는 정통 법정 드라마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법적인 쟁점 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고 느껴진다). 또한 매번 같은 방식으로 사고를 친 뒤 수습하는 패턴이 있다. 사고는 드라마 속 인물들이 쳤는데 스트레스는 왜 보는 사람이 받는지. 주요 인물을 연기한 배우 '메건 마클'이 시즌7을 끝으로 하차하면서 이야기의 결이 한순간에 달라졌다. 시즌8부터는 주요 인물 두 명이나 빠지게 되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야하니 더 뻔하고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좋은 에피소드들 역시 많았다. 특히 마지막 시즌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 다움을 요구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한국의 현실과도 닿아있으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다른 상황을 보는 데에서 오는 안도감, 그리고 법적인 영역에서 더 세심하게 이야기되어야 하는 내용을 볼 수 있어 소중했다.
최근엔 어떤 시리즈가 황당한 이유 없이 종영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기 시즌을 즐겨봤던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의 경우 한인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백인 남성 위주의 제작진에 의한 의사 결정이 많았다고 한다. 시즌3부터는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장면이 빈번해졌고 캐릭터도 점점 납작해졌으며 프로그램의 인기에 비해 출연진의 처우도 나아지지 않았다고도 한다. 그렇게 이 작품은 올해 시즌5로 종영하게 되었다. 요즘 넷플릭스에서는 다양성을 다루는 시리즈들이 취소되는 일이 잦아졌다. 이처럼 외부의 불합리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면, 어떤 시리즈 작품의 종영이라는 건 괜찮은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슈츠>의 끝을 보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었다. 그동안 각각의 캐릭터에 정이 많이 들었고, 40분 넘는 길이의 한편한편은 몰입감이 상당해서 그런지 끝나고나니 더 외롭고 공허하고 아쉬웠다. 뒤늦게 정주행 한 <프렌즈> 같은 경우에는 종영한 지 15년도 더 되어서 이미 끝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배경 또한 당시 시대상을 담고 있는 게 느껴져서 끝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슈츠>는 어느 정도 같은 시대를 따르고 있어서 괜히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슈츠>는 이미 떠났다. 현실을 부정할 수 없으니 앞으로 올 시리즈를 생각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보건교사 안은영>의 시즌2 소식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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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에서 "타인에게 압력이나 제재를 가할 때 뇌에서 도파민이 방출되어 쾌감을 느낀다."(<차이, 차별, 처벌>, 63p)는 구절을 함께 읽고, 마주하고 싶지 않던 진실에 어벙벙해진 북클럽 멤버들 사이에서 나온 질문이 있다.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뇌가 기본적으로 다른 집단을 경계하고, 같은 집단 내에서도 이질성을 가지는 존재를 통제하고,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좌지우지되기 쉽게 세팅되어 있다면 인간답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언제 적 세월호냐며 지겨워하는 사람들, 동성애가 대다수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외치는 사람들 등등이 떠올라 마음이 비관 쪽으로 풀썩 꺾이려고 하는 순간, 인터넷에서 스치듯 보았던 짤이 떠올랐다. 인간이 본성을 드러내지 않고도 함께 잘 살아가려고 반만년에 걸쳐 얼마나 열심히 문명을 발전시켜 놓았는데, 어떤 작품들은 왜 그런 인간의 본성을 굳이 파헤치고 있느냐는 요지의 짤이었다.
마음을 다시 일으키면서, 내가 읽고 보고 들었던 콘텐츠 속에서 하나둘 끊이지 않고 이런 이야기들을 길어 올릴 수 있었다. 정혜윤 작가의 <슬픈 세상의 기쁜 말>에서 보았던,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고 ‘마지막 슬픈 사람’이 되고자 했던 황명애 님의 이야기,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1999)의 생존자들이 오로라 총기난사 사건(2012)이 발생하자 이들을 돕기 위해 만든 '레벨스 프로젝트(Rebels Project)'의 이야기는 자신의 슬픔을 통해 타인의 슬픔을 헤아리고 더 나아가 따스한 위로와 힘을 건네고 있다.
<너에게 가는 길>에서 커밍아웃한 자식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두 명의 엄마가 퀴어퍼레이드에서 자신의 아이뿐만 아니라 현장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품에 끌어안는 모습, <학교 가는 길>에서 자신의 아이는 이미 학령기가 지났음에도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부모들의 모습. 이는, 나와 내 가족에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로, 이 사회 전체로 품을 확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하나둘씩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것을 보니 내가 읽고 보고 들은 콘텐츠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동시에, 그 모든 콘텐츠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지금보다 더 나아진 상황을 꿈꾸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앞으로 내가 읽고 보고 들었던 수많은 콘텐츠들을 나눌 것이다. 그것은 다른 집단을 경계하는 인간 뇌의 세팅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다른 집단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고민하는 것이라고. 같은 집단 내에서도 이질성을 가지는 존재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유한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것이라고.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좌지우지되기 쉽고 그만큼 실수도 하지만 그럼에도 실수를 만회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잔뜩 담은 콘텐츠들을 말이다. 나는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낙관으로 기울일만한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나누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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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best contents
📓올 해의 책
세 권을 꼽았고,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두둠칫 스테이션> '게스트 배 2021 올 해의 책'(2021.11.23.)에서 나누었습니다. 더보기
🎧 올 해의 케이팝
열다섯 곡을 골랐고, 자세한 이야기는 VIBE 파티룸 연말파티 '2021 올 해의 케이팝'(2021.12.15) 편에서 다루었습니다. 플레이리스트 보기
•올 해의 운동송: 오마이걸-dun dun dance
•올 해의 이제야 첫 솔로 앨범: 디오-다시, 사랑이야 / 로제-on the ground
•올 해의 현역: 샤이니-don’t call me
•올 해의 못 보내: 온앤오프-여름쏙
•올 해의 트레이드: 악동뮤지션-낙하(feat. 아이유) / 아이유-어푸
•올 해의 팬송: 투모로우바이투게더-교환일기(두밧두 와리와리)
•올 해의 내년에도 케이팝에 충성을 다짐: 에스파-savage
•올 해의 가사: 스테이씨-ASAP
•올 해의 리메이크: 백예린-그럴 때 마다 / 조이-그럴 때 마다
•올 해의 만남: Coldplay&방탄소년단-universe
•올 해의 재계약: 세븐틴-rock with you
•올 해의 가보자고 앨범 하나에 21곡: 청하-X(걸어온 길에 꽃밭 따윈 없었죠)
closing comment
오은 시인의 '1년'이라는 시는 이렇게 시작 합니다.
"1월엔 뭐든지 잘될 것만 같습니다
총체적 난국은 어제까지였습니다
지난달의 주정은 모두 기화되었습니다"
그 말은 2021년 연말결산호를 쓰고 있는 오늘의 저는 아직 총체적 난국이라는 소리입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이 옛 것을 잘 보내고 새 것을 무탈히 맞이하실 수 있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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