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12 - 2023.2.21 / 이번호는 출판사 '휴머니스트'와 함께 합니다.
•2/12(일) 영혼의 노숙자 '클룹 제로소다와 함께 하는 이상한 나라의 부모님 제 5탄 (feat. 오지은 & 임이랑)'과 김혜리의 필름클럽 '<다음 소희> with 배두나 배우, 정주리 감독'을 들었습니다.
•2/13(월) 키 'Killer' MV를 보고, 키 리패키지 앨범 [Killer]와 트리플에스 신보 [ASSEMBLE]과 박재범 신보 [Yesterday]를 들었습니다.
•2/14(화) 스테이씨 'Teddy Bear' MV를 보고, 스테이씨 신보 [Teddy Bear]와 JAY B 신보 [Seasonal Hiatus]를 듣고, 아키의 책바구니 '우공X당물 - 친구의책바구니'를 들었습니다.
•2/15(수) 하재영 에세이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를 읽고, 퍼플키스 신보 [Cabin Fever]와 효진(온앤오프) 신곡 '너를 사랑하는 일'을 들었습니다.
•2/16(목) 하재영 에세이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를 읽고, 여둘톡 '독서의 기술'을 들었습니다.
•2/17(금) 김혜진 소설 《딸에 대하여》와 이진송 에세이 《차녀 힙합》을 읽고, 책읽아웃 '어떤,책임: 내가 편집자라면 이 저자와 꼭 작업하고 싶다!'를 들었습니다.
•2/18(토) 영화 <타르>를 보고, 데버라 리비 에세이 《살림 비용》을 읽고, So!YoON!(황소윤) 신보 [Prologue: Love]와 포이트리X김현철 '이제 와 이런 얘기(Feat. 로즈마일)'을 듣고, 김혜리의 필름클럽 '인생은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2/19(일) 비비언 고닉 에세이 《사나운 애착》을 읽고, 영화 <타르> OST를 듣고, 키 'Killer' 안무연습영상과 트리플에스 'Rising (street dance ver.)'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네버랜드를 떠나며' it's LIVE를 보았습니다.
•2/20(월) 리무진서비스 '스테이씨 아이사' 편과 '뉴진스 하니' 편을 보고, 더보이즈 신보 [BE AWAKE]와 23 dumb street 신보 [2 dumbs love moments]와 길라 신보 [Be my side]를 들었습니다.
•2/21(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 100>을 다 보고, 김수영 신보 [Round and Round]를 듣고, 두둠칫 스테이션 '에디터리의 커피타임: 우여곡절 끝에 감개무량, 더불어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시작된다'(장강명 작가, 김혜정 '그믐' 대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TV도쿄 드라마 <오늘 저녁은 스키야키야>와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과 JTBC 드라마 <대행사>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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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공동 회고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을 뉴스레터에서 소개하게 됐어"라고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하는 각종 일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음에도 '과연 니가 할 수 있겠냐'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알 수 없는 부담을 나눠질 파트너가 엄마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어떤 반응을 바랐을까요? 이것은 늘 그랬듯, 우리 모녀 관계가 세상의 모든 모녀 관계 속에 자리한 독특한 위치일 것입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는 1955년생 엄마 '고선희'가 자신의 인생을 구술(口述) 하고, 1979년생 딸 '하재영'이 이를 듣고 해석하며 자신의 또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문의 제목이 '필연적 오독, 불가능한 재현, 예정된 실패'입니다. 이는 작가가 하는 일을 뜻하는데요. 자신의 몫이 함께 울어주거나 함께 분노하기만은 아니라는 것, 그렇게 과잉된 감정을 유도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책을 읽기 전 마음가짐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덧붙이자면, 독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한 호응' 쯤이 될 것 같아요.
엄마가 들려주는 모든 내러티브 속에 딸의 경험이 매 번 빼놓지 않고 포개어진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이 책의 목차가 ‘앨범’이라는 포맷을 가지고 있는 건, 어떤 순간이 고정되어 있는 사진으로 가득찬 앨범을 나이가 조금 들어 넘겨보는 장면을 은유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에게도 동생과 둘이 고동색 옷장에 들어가 있다가 발각 된 사진, 여섯 명이 달리는 달리기에서 여섯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던 순간이 담긴 운동회 사진 같은 것들이 인화되어 꽂혀 있는 앨범이 있거든요. 굳이 거기에 숨어 있던 마음이나, 가망이 없는 걸 알고도 애써 달리던 마음 같은 것들이 사진 속에 고정 되어 있죠. 마침, 이 책에는 하재영 작가가 부모님의 결혼사진을 두고 약 20줄에 걸쳐 묘사하는 장면이 있어요. 전작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를 통해 자신이 들고 났던 집의 곳곳을 묘사하던 하재영 작가가 쓰는 사람으로서 보여주는 주특기가 발휘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하재영 작가는 듣는 사람으로서의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있는 그대로 읽어내려 합니다.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덕에, 주 양육자인 엄마로부터 어렸을 때 받았던 조언이 자신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는지보다도 그 말이 어디서부터 왔을지 조언의 근원을 찾아보기도 하고요. 이를테면, 엄마의 회고와 딸의 해석은 이런 식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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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회고 "결핍도 없었지만 욕망도 없었어. 우리 세대 여자 중에는 나 같은 사람이 좀 있지 않을까? 나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시절에도 대단한 여자가 있긴 했겠지. 자수성가해서 집안을 일으킨 여자도 있었을 테고, 뛰어나게 명석해서 유리천장을 깨는 여자도 있었을 테고, 사회를 바꾸고 싶어서 시위에 뛰어드는 여자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나도, 내 주변 여자들도 졸업하면 결혼하는 걸 수순으로 여겼어." (p.30)
딸의 해석 ""우리 세대 여자 중에는 나 같은 사람이 좀 있지 않을까? 나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라는 엄마의 말에서 나는 동의를 구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읽는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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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회고 "요즘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육아 프로그램을 자주 봐. 반성하고 또 반성해. 너무 무지했구나. 너희는 어른이 되었고 나는 노인이 되었어. 이제 나는 너희를 키우지 않지. 그래도 육아 프로그램은 자주 보고 있어. 지금이라도 알아야지." (p.96)
딸의 해석 "내가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육아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에게서 모성의 굴레를 본다. (...) 모성이 모든 결함의 원인이자 결과라는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면서 나는 '좋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나아가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했다." (p.129)
딸의 정체성을 가진 채로 엄마에 대해 말할 때 '애증 관계'라는 키워드가 쉽게 언급되고는 합니다. 그것은 모두에게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하재영 작가 이전에도 여러 여성 논픽션 작가들이 그 관계의 코어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글을 써왔죠. 미셸 자우너는 "엄마의 죽음이라는 벌에 쏘이는 그 순간부터, 나란 존재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남은 평생을 벌침이 박힌 채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고 했고,** 비비언 고닉은 "우리가 모녀라는 게 마치 외계인이 전달한 메모처럼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했죠.*** 이러한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저와 엄마 또한 '모녀 사이'로 묶였을 때 어떻게 표현하는 게 가장 적절할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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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영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라이프앤페이지, 2020)는 대구시 중구 북성로부터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까지, 하재영이 지나온 집들에 관한 연대기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엄마의 공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묘사할 수 없었는데, 그런 곳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발견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또한, 이 책의 집필을 계기로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를 처음으로 톺아봤다고도 말합니다.
** 미셸 자우너 《H마트에서 울다》(문학동네, 2022)는 암으로 투병하던 엄마가 56세에 죽음을 맞이한 후, 25세의 딸 미셸 자우너가 음식을 매개로 엄마와의 기억에 관해 쓴 회고록입니다. 미셸 자우너가 보컬로 소속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의 정규 1집 [Psychopomp]는 엄마를 향한 애도의 음반이기도 하죠. 그는 "엄마는 나를 실현 가능한 최상의 버전으로 만들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는 걸 알면서 자꾸만 엇나가는 성장기를 지나쳐, 엄마의 죽음을 앞두고 "엄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될 것이다"라고 다짐합니다.
***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글항아리, 2021)은 77세의 엄마와 45세의 딸 비비언 고닉이 뉴욕 맨해튼의 거리를 걷는동안 나눈 대화와 유년기의 기억을 교차시키는 회고록입니다. 그들은 열띤 대화를 하다가 두 사람 모두에게 재앙같은 오후를 맞이하곤 하는데요. 비비언 고닉은 유년기에 바라본 엄마를 다음과 같이 기억합니다. "이것이 엄마가 처한 삶의 조건이었다. 여기 이 부엌에서 당신이 누구인지 잘 안다는 것. 또한 이 부엌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지리멸렬해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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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영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휴머니스트, 2023)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에 등장하는 '대구 북성로 집'은 "무화과나무가 무성하고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마당이 있다는 것도, 지하실부터 옥상까지 집 안 곳곳에 숨을 데가 많다는 것도 좋았다"던 하재영 작가의 기억 속 유년기 시절의 아름다운 집입니다. 동시에,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에 의하면 이곳은 그의 엄마 고선희 씨에게는 선택권도, 결정권도 없이 시집살이를 해야 했던 곳일 따름입니다. 아무리 집에 대해 말해도 엄마의 공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묘사할 수 없었다고, 그런 곳은 없었다고 말했던 하재영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의 최종 목표는 "엄마가 자기 삶의 저자가 되는 '사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세상으로부터 부여받은 역할과 책임을 완수한 여인이 자유롭게 비상하는" 결말을 쓰고 싶었더라는 속내를 후반부에 내비치기도 합니다. 이것이 실패하더라도, 우리가 함께 목격해야 하는 멋진 실패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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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름출판, 포도밭출판사
•윌 스토 《지위 게임》 : 이 책의 부제는 ''좋아요'와 마녀사냥, 혐오와 폭력 이면의 절대적인 본능에 대하여' 입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윌 스토는 우리에게 있는 교묘한 지위 욕구를 들여다보고, 세상이 어떤 방식의 게임에 사람들을 참여시키는지를 알려주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추종하거나 존경하거나 추앙하거나 칭찬하거나 우리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해주는 상태, 이것이 지위다. 이런 상태는 우리를 기분 좋게 한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다."(p.29)
•김정선 《세계 문학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2》 : "교정교열 일을 하며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펴낸 저자가, 작년 여름에 일을 그만둔 후 이사와 더불어 세계 문학 전집 읽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약 8개월 반동안 70편을 읽었고 그 독서의 기록이 책으로 엮어져서 나왔다고 하는데⋯⋯. 이런 프로젝트는 내가 하면 괴롭지만 남이 하면 지갑 열고 인세에 보탬이 되는 식으로, 그렇게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 시리즈는 세 권으로 기획되어 있다고 하네요. (정말 전집을 읽으시나요⋯.)" 2021년 8월 22일자 <콘텐츠 로그>에서 소개해드렸던 이 시리즈의 2권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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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수) 오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서치 2>가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사라진 딸을 찾는 아빠의 디지털적 분투기를 담은 <서치>(2018)의 속편으로, 이번에는 사라진 엄마를 찾는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1편과 2편은 실종자의 디지털 자취를 추적한다는 점에서 주요 설정이 같지만, 등장 인물이 다르고 스토리라인이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러닝타임 1시간 51분)
•2/27(월) 황민현 첫 솔로 앨범 [Truth or Lie]가 발매 됩니다. 뉴이스트, 워너원 출신의 메인 보컬로, 저는 황민현의 목소리로 부른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백예린) 커버 영상을 들은 순간부터 이 앨범을 기다렸답니다.
•3/1(수) 넷플릭스에서 나이키 전문 트레이너들과 함께 하는 운동 시리즈가 공개 됩니다. '10분 운동', '20분 운동', '30분 운동', '기초부터 시작하는 피트니스', '코어 강화 2주 완성', '필 굿 피트니스', '빈야사의 매력 속으로'까지! <피지컬: 100>은 가고, workout 시리즈가 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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